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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퇴근길 의식 잃은 운전자 구조한 소방관

[따뜻한 세상]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퇴근길 의식 잃은 운전자 구조한 소방관

문성호 기자
입력 2021-05-07 15:02
업데이트 2021-05-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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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철 소방교가 지난달 24일 오전 9시쯤 나주 빛가람대교 인근 뚝방길에서 의식을 잃은 70대 운전자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권혁철 소방교가 지난달 24일 오전 9시쯤 나주 빛가람대교 인근 뚝방길에서 의식을 잃은 70대 운전자를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야간 근무를 마치고 귀가 중이던 한 소방관이 의식을 잃은 70대 남성을 발견, 신속한 응급처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전남 나주소방서 이창119안전센터 소속 권혁철(31) 소방교가 그 주인공입니다.

권 소방교는 지난달 24일 오전 9시쯤 전일 야간 근무를 마친 뒤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 중이던 그는 나주 빛가람대교 인근 뚝방길을 지나던 중 정차된 SUV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두 대의 차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외길에 멈춰 선 SUV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권 소방교는 곧장 차에서 내려 SUV로 다가갔습니다. 차는 시동이 켜진 상태였고, 운전자 A(71)씨가 운전대를 잡은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다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권 소방교는 즉시 119에 신고했습니다.

이어 권 소방교는 호흡이 없는 A씨를 도로에 눕힌 뒤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습니다. 7분여 동안 지속적인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수차례 반복한 끝에 권 소방교는 A씨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잠시 후, 나주소방소 이창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권 소방교는 구급차에 동승해 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A씨를 추가 조치하며 광주 모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도왔습니다.

다행히 A씨는 의식을 찾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소방교는 “계속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을 때는)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었다. 제가 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게 그 순간 같다.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전남소방본부 게시판에는 “권혁철 나주소방관님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A씨의 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우리 가족에게 소방관님은 은인”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권 소방교는 “저희 어머니는 사고로 돌아가셨고, 누님은 추락하셔서 돌아가셨다”며 “눈앞에서 가족을 잃는 슬픔이라는 건 세상이 무너지는 아픔인데, 그런 아픔을 누군가가 겪지 않게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권 소방교는 “글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며 “저도 가족을 잃어본 경험이 있어서, 그분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큰 보람을 느꼈다”라며 “(A씨가) 빨리 쾌유하셔서 웃는 얼굴로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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