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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고생…돌아온 ‘순수 촛불’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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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 광장과 인근 도로가 지난 5일 저녁 다시 촛불들로 뒤덮였다. 특히 지난 닷새 동안 종교단체의 주도로 진행된 집회에서 ‘비폭력 평화시위’ 기조가 유지된 것에 힘입은 듯 한동안 줄어들었던 학생들과 가족단위 참여자들이 크게 늘었다.

천주교와 개신교·불교·원불교 등 4개 종단과 야당 국회의원들, 노동계와 대학생 등이 대거 참여한 이날 집회에는 지난달 10일 ‘100만 촛불 대행진’ 이후 최대 규모인 50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추산 5만여명)이 모였다.

● 아이 동반 참여자들 “시민들이 모두 보호자”

같은 시각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소위 ‘유모차 부대’들에 대해 “아이들을 정치공작에 이용하고 있다.” “위험한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이 과연 부모인가.”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촛불집회에는 많은 유모차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한 진용숙(32)씨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오죽하면 나왔겠나. 그만큼 (협상 내용을) 못 믿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부는 “아이를 맡기고 나올 곳도 없거니와, 이런 문화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자기 아이를 이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 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 동반 참여자들은 “시민들이 모두 보호자”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 진압 상황에서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행렬을 이탈하거나 차도에서 위험한 행동만 해도 나서서 지켜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행진 중에도 유모차와 휠체어를 위해 길을 열어 주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 중고생들 “그래도 촛불보다 시험이 먼저”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던 교복 차림의 ‘촛불소녀’들의 참여도 다시 늘었다. 한동안 참여가 뜸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현장의 10대들은 “단지 기말고사 기간이었을 뿐”이라고 비슷한 대답을 했다. 촛불집회가 정치색을 갖게 되면서 10대들이 떠났다는 일각의 해석을 말해주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본 적 없다.”며 오히려 웃었다.

친구들과 함께 나온 오민석(17)군은 “학생들에게는 당장의 시험이 중요하다. 친구들 모두 기말고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방학하면 (중고생 참여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도심 곳곳에 전의경 194개 중대(1만 7000여명)를 배치하고 살수차를 대기시키는 등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을 대비했으나 큰 충돌 없이 6일 오전 2시 30분께 공식 행사가 마무리 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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