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여행은 선상에서 숙식하며 낮에는 기항지에서 관광하고 밤에 다음 기항지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기항지에서 색다른 문화와 풍광을 접하고, 이동하는 동안에는 크루즈에 편안하게 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크루즈여행을 알차게 즐기려면 여행 기간 중 매일 발행되는 선상 신문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넓은 배안에서 수백명의 승객에게 일일이 안내를 해 줄 수 없기 때문에 크루즈에서는 선상 신문을 발행합니다. 선상신문에는 날씨부터 그날의 프로그램, 기항지 정보, 저녁 정찬식사 메뉴 등 유익한 정보들이 담겨 있습니다.

클럽하모니가 바다 위의 특급호텔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은 식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년 경력의 총주방장이 엄선한 다양한 메뉴가 식도락가들을 즐겁게 합니다. 5층에 위치한 식당 크리스탈로에서는 풀코스 정찬을 즐길 수 있습니다. 드레스 코드에 따라 우아한 드레스와 정장을 입고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볼 것을 권합니다. 7층 뷔페식당에는 한국인의 식성에 맞게 김치와 갈비구이, 육개장 등 한국 요리도 마련돼 있습니다.

크루즈 여행의 진수는 매일 밤 배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여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탑승객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즐겁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크루즈에는 라운지와 클럽, 극장을 갖췄습니다. 마리나볼룸에서는 정상급 11인조 빅밴드 VIP스타즈가 정통 뉴올리언스 재즈를 연주합니다. 극장에서는 여성그룹 메리G가 아이돌 그룹의 춤과 노래를 선사합니다. 라구나클럽에서는 DJ와 케이걸스가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3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서는 키즈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키즈클럽에서는 하회탈 만들기 등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항지 관광도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클럽하모니의 3박4일 코스는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에서 각각 하루를 정박합니다. 두 곳에서 모두 관광과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가사키는 일본 서쪽 끝에 위치한 만큼 일본의 관문에 해당합니다. 한반도와 중국은 물론 이미 수세기전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과 교류했습니다. 대표적 관광지 구라바엔(Glover園)에는 일찍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항구가 바라보이는 산 언덕에 자리한 구라바엔은 스코틀랜드인 무역상 토머스 블레이크 글로버의 옛 저택을 중심으로 시내에 산재해 있던 서양 건축물을 이축해 재현한 공원입니다.

나가사키에는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2분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입니다. 거리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많은 인명이 희생됐습니다. 원목자료관에는 폭발시간을 가리킨 채 멈춘 괘종시계, 열에 찌그러진 철로 등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자료와 사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원폭 낙하 중심지의 북쪽 언덕에는 평화공원이 있습니다. 비참한 전쟁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와 세계 평화에 대한 소망을 상징하는 평화기념상이 인상적입니다.

나가사키는 ‘짬뽕’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항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113년 전통의 나가사키 짬뽕 원조집 ‘시카이로우(사해루)’가 있습니다.

하카다항을 끼고 있는 후쿠오카는 일본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꼽히는 곳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깨끗하고 현대적인 도시 분위기에 드넓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모모치 해변 주변은 호주에서 공수해 온 모래로 만든 인공 해변,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후쿠오카 타워, 후쿠오카야후재팬 돔 등 볼거리가 있습니다. 복합 쇼핑몰 캐널시티, 요즘 새로 뜨고 있는 하카다역 근처 쇼핑지구 등에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합니다.

후쿠오카의 남쪽 끝에는 입시생들의 필수 참배코스인 이자후 텐만구가 있습니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신 신사입니다.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면 학문의 뜻을 이루고 부와 행운이 따른다고 전해져 많은 참배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입구에 있는 소 동상의 머리를 만지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합격 기원 찹쌀떡의 원조인 우에가메 모치도 유명합니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만 보아 왔던 환상적인 크루즈 여행이 클럽하모니호의 취항과 함께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글 / 함혜리 영상에디터 lotus@seoul.co.kr

영상 / 장고봉PD gobo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