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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감상해요“ 국립현대미술관 이색 전시

“온몸으로 감상해요“ 국립현대미술관 이색 전시

입력 2012-06-24 00:00
업데이트 2012-06-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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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나오는 훌라후프 동작에 따라 신나게 허리를 돌리고, 링에 매달려 낑낑거리고, 흔들리는 통나무를 뒤뚱거리며 건너고…. 스포츠센터나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이런 일들이 미술관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선뜻 이해가 가십니까? 바로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MOVE : 1960년대 이후의 미술과 무용’에 전시된 작품들입니다.

8월1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눈으로 보던 기존의 작품 감상과는 달리 사물과 사람의 직접적인 소통을 전제로 합니다. 즉, 예술가들이 마련해 놓은 공간과 장치에 관람객들이 참여해서 작품을 완성시키는 ‘참여형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2010년 영국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시작된 뒤, 독일을 순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끓었으며 이번에 한국적 특성에 맞게 재해석한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 퍼포먼스와 현대미술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 세계적 작가 20여 명의 작품 37점이 전시되고 아카이브 자료 180여 점도 선보입니다.

미술과 무용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의 교감을 내세웠지만 전통적 의미의 춤 동작과는 다른 퍼포먼스들이 펼쳐집니다. 원형전시실에 있는 트리샤 브라운의 ‘숲의 마루’는 4각의 철제 프레임 안에 옷을 잔뜩 걸어놓고 평소에는 관람객들이 만져보고 매달릴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퍼포먼스가 시작되면 공연자들이 프레임에 올라가 앉아있기도 하고 걸려 있는 옷 속에 들어가 박쥐처럼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마이크 켈리의 작품은 좀 더 ‘기괴함’을 추구합니다. 공연자들이 온갖 도구가 설치된 실험실 안에서 눕거나 매달리고 그릇 같은 공간에 들어가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또 소품들을 두드려 부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제1전시실에서는 다양한 관람객 참여 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몬 폰티의 ‘걸려 있기’는 공연자들은 고리가 달린 밧줄에 매달려 있고 관람자들이 무심코 그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관람객과 공연자, 공연자와 공연자가 부딪히고 흔들리는 상호작용을 확인하게 됩니다.

또 브루스 나우먼의 ‘녹색 빛의 복도’는 녹색의 조명이 비치는 폭이 좁은 공간을 지나가면서 느끼는 불안감을 주제로 합니다.

이밖에도 관람객들은 엮어놓은 고무 밴드를 서로 잡아당겨 보기도 하는 등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완성시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무더운 여름, 몸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글 / 이호준 선임기자 sagang@seoul.co.kr

영상 / 장고봉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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