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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SEOUL-서울기행4 하늘공원(Sky Park)

VISIT SEOUL-서울기행4 하늘공원(Sky Park)

입력 2012-11-01 00:00
업데이트 2012-11-0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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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십니까? 대개는 단풍, 낙엽 같은 단어를 떠올릴 텐데요. 가을을 가을답게 만들어주는 것 중에는 억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서울에도 억새의 은빛 물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그 중 최고의 명소는 하늘공원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을 그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늘공원은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의 월드컵공원에 있습니다. 난지도 하면 쓰레기라는 단어부터 떠오르는 분들 많으시지요? 하지만 생태공원으로 거듭나면서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곳은 원래 그윽한 향기가 나는 난초와 지초가 자란다고 해서 난지도라는 이름이 붙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망원정 부근에서 한강과 갈라진 샛강이 지나면서 섬이 되었다고 하지요. 꽃섬이라는 별명과 함께 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오리섬 또는 압도(鴨島)라고도 불리었습니다.

난지도는 1978년부터 서울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되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거대한 산으로 변했습니다. 그 와중에 샛강도 메워져 섬에서 육지로 바뀌게 됐습니다. 또 쓰레기더미를 뒤져 삶을 꾸려나가던 사람들의 애환도 고스란히 묻혔습니다. 더 이상 쓰레기를 수용할 수 없게 되자 1993년에는 매립지를 폐쇄하고 흙으로 덮어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두 개의 쓰레기산 중 하나가 하늘공원, 다른 하나는 노을공원이 되었습니다. 하늘공원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하늘계단입니다. 이 계단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넓은 억새밭이 나옵니다. 저와 함께 올라가 보실까요?

시간은 좀 걸리지만 노인이나 다리가 불편한 분들은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하늘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고 바로 눈앞에 월드컵경기장이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장식된 평화의 공원과 한강, 성산대교가 이어집니다. 거기에 마포, 여의도의 빌딩들이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드디어 하늘공원에 다 올라왔습니다.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밭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초가지붕을 덮은 정자와 쉼터가 있고 그 옆으로는 한반도 모양의 꽃밭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제주도‧울릉도‧독도도 꽃으로 장식돼 있습니다. 노란 옷을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과 소풍을 왔습니다. 아이들이 꽃처럼 보이고 꽃들이 아이들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억새밭 산책에 나서보겠습니다. 탐방안내소가 있는 하늘정원으로 오르면 너른 억새밭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억새 사이로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습니다. 우뚝 선 풍력발전기들이 하늘바라기를 하고 있고 넓은 공원을 가득 메운 억새들이 몸을 부딪치며 서걱거립니다. 그 한가운데에 서 있노라면 이국땅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중간중간에 있는 쉼터는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 온 가족들의 차지가 됐습니다.

하늘공원의 또 하나의 명물은 하늘을 담는 그릇이라고 부르는 전망대입니다. 2009년에 지어진 밥그릇 모양의 전망대 맨 위에 오르면 한강은 물론 남산‧북한산을 비롯한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하늘공원이 사랑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아래로 한강이 내려보인다는 점입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에 시선을 던져두면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하늘공원의 드넓은 억새밭을 찾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서울신문 이호준입니다.

글 / 이호준선임기자 sagang@seoul.co.kr

영상 / 장고봉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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