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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36.5℃-장인의 손] 전통유기장 이종오

[기록 36.5℃-장인의 손] 전통유기장 이종오

입력 2013-04-18 00:00
업데이트 2013-04-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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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유기를 기억하십니까? 구리와 주석을 섞어 만든, 흔히 놋그릇이라고 부르던 그릇을 말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이 깃들어 있기도 하지요.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유기를 만드는 장인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경기도 안성시 현수동. 허름한 2층 건물에 ‘안성전통유기’라는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안성맞춤 유기명장 1호 이종오 장인의 작업공간입니다. 평생 유기 만드는 일 한 가지만 하고 살았다는 장인. 그는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했을까요.

전통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장인의 작업과정을 지켜보겠습니다. 먼저 재료를 준비합니다. 합금 비율이 그릇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주석과 구리의 무게를 정확하게 재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준비한 주석과 구리를 도가니에 넣고 고열로 녹입니다. 비율이 안 맞으면 어떤 그릇이 나오나요?

주석과 구리가 녹기 시작하면 형틀을 준비합니다. 이곳에 쇳물을 부어 일정한 크기로 찍어내는 겁니다. 꽤 많이 떠낸 것 같은데 쇳물은 형틀 하나 채울 분량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하나씩 쌓아놓으면 그릇 만들 준비가 다 된 겁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거무스레한 흙을 틀에 넣고 손과 도구로 두드리고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하는데요? 이건 무슨 흙이에요?

그릇 모양의 본을 암틀과 수틀 사이에 넣고 개흙을 다져 단단하게 굳힌 뒤 쇳물을 부을 수 있도록 본을 빼내는 과정인데요. 잡티 하나라도 들어갈세라 정성을 다합니다. 이번엔 만들어놓은 틀을 불에 달구고 물에 담급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다음은 틀 두 개를 합쳐서 고여 놓습니다. 이 과정도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요?

틀이 완성됐으니 도가니에서 녹인 쇳물을 부을 차롑니다.

쇳물은 금방 굳습니다. 틀을 떼어내니 본하고 똑같은 그릇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릇을 다시 불에 달구네요? 왜 또 달구는 거예요?

담금질까지 마쳤으니 마무리를 해야겠지요? 만들어진 그릇들을 옆 작업장으로 옮겨서 기계로 깎아냅니다. 주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정밀하게 다듬어내는 과정입니다.

작업하는 분들은 언뜻 봐도 무척 고령입니다. 작업장 내에서 젊은이는 찾아볼 수 없는데요. 이곳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전통유기의 맥이 끊기는 걸까요?

이곳이 최종 마무리작업을 하는 곳인 모양인데요. 이건 어떤 작업인가요?

드디어 전통유기 특유의 노란 빛을 내는 완성품이 탄생했습니다. 이 그릇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지극한 정성을 쏟아 붓는 이종오 장인, 그에게 장인이란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평생 전통유기만 만들어왔다는 이종오 장인. 그의 얼굴은 자신이 만든 그릇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밝게 빛납니다. 그릇 하나 하나가 보석처럼 귀해 보이는 이유는 그런 자부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서울신문 이호준입니다.

글 / 이호준 선임기자 sagang@seoul.co.kr

영상취재·편집 / 문성호 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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