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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입력 2015-09-01 19:27
업데이트 2015-09-0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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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부산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인터뷰를 마치고 한태근(58) 에어부산 대표와 잠시 프리하게 대화를 나눴다. “○○항공에 있을 때 해외 한번 나갔거든요. 모친이 편찮으셔서 의무근무기간을 다 못채우고 들어왔어요”. 불이익이 따랐다. “너 이쪽으로 와라”. 고민하던 그는 선배의 권유로 아시아나항공 사람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진짜 신나게 열심히 일했어요”. 그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서비스 철학을 만든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그 회사의 보배가 됐다.

에어부산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대 주주다.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에어부산이 서비스도 좋아지고 후배들이 오고 싶은 직장, 경남지역에서는 취업선호도 1등 하는 회사를 만드는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온화해 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이 대목에선 아주 야무지다. 입에 올리진 않았지만 큰 꿈이 있음을 슬쩍 내보이는 듯하다. 한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부산에 있는 에어부산 본사에서 진행됐다.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의 성장이 눈부시다. 경쟁력이 뭔가?

- 우리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력은 안전성과 가격이 가장 큰 관건이었는데 저희를 포함한 LCC들이 안전에 대해 많은 노력한 결과, 안전성과 경제성의 우려가 해소됐다. 그 게 아마 LCC들의 성장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저희 같은 경우도 안전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정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왔고, 경영키워드 중의 하나가 안전이다. 전 임직원들이 노력한 결과 지금까지 안전사고가 없었다. 손님들이 볼 때 가장 큰 항공료의 가치 중의 하나가 안전이라고 본다. 그래서 안전을 모든 사람들이 연계했던 사항이고, 그 게(불안) 불식되면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항공기 사고 때문에 비행기 타기가 겁이 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안전인데.

- 우선 운항승무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뽑을 때 좋은 자원을 뽑는다. 훈련을 잘 시키고 훈련받은 내용을 잘 준수하게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안전에 대한 핵심요소로 보고 있다. 뽑을 때부터 시뮬레이터를 두번 태워서 합격되지 않으면 무조건 뽑지 않는다. 두번째는 훈련을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작년에 에이피티(APT)라는, 시뮬레이터를 타기 전에 절차를 익히는 훈련이 있는데 3억 정도 들여 투자했고 이는 LCC 최초다. 장비는 유럽항공연합에서 인정한 검증장비인데 이 장비는 승무원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들을 항시 와서 이용, 자신들의 기량을 높일 수 있는 장비다. 올 초에 컴퓨터 기반 훈련장치인 시비티(CBT)도 새로 구입,비행전·후에 훈련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또 훈련시간을 작년 4월 25일부로 국토부의 승인을 얻어 법적요구량보다 일부 과목은 두배 이상 시킨다. 전투에서 이기려면 훈련이 강해야 하는 것처럼 훈련을 많이 시킨 것이 에어부산 안전운항을 뒷받침하는 백그라운드가 되고 있다.

→인명사고는 있었나?

- 인명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연 2회 내가 직접 주관해서 안전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전반적인 안전에 대해서는 모든 임직원들이 공감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직종 간에도 모여서 토론회를 갖고, 임직원들이 상시 안전에 대해서 이벤트도 하고 있다.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나에게 핸드폰 연락이 오기 때문에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거기에 지침이 필요하면 지침을 준다. 현장과 내가 항상 일치해서 경영을 해오고 있는 것이 에어부산이 특징이다. 이런 효과들로 지금까지 단 한건의 인명사고 없었다.

→기내 서비스는 어떤가? 저가다 보니 형편 없을 거라는 말들이 있다.

- 에어부산은 처음 사업할 때부터 컨셉을 달리했다. LCC지만 융합형이라는 서비스 모델을 채택해서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자. 그래서 커피 서비스도 하고 있고, 음료수 서비스도 무료로 하고 있고 신문 서비스도 하고 있다. 국제선 같은 경우는 식사를 무료로 드린다. 이는 타사와 다른 서비스인데 에어부산의 기내서비스는 소프트한 것도 타사와 다르고, 특히 좌석 의자도 31인치, 34인치 같이 운영하고 있다. 융합형 서비스를 채택한 이유는 우리 회사 베이스가 부산이다 보니까 부산 손님들은 우리 단골손님이다 그런 개념으로 자리를 좀 덜 늘려도 수익을 좀 줄여도 친척들 같이 단골손님을 위해 융합형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게) 많이 알려져서 소비자들도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10초면 항공기 예약이 가능하다는데.

- 부산 지역에 서울의 많은 본사들이 이주해 오면서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주말이 되면 서울에 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8월 11일부로 예약·결제시스템을 개선했다. 기존의 모바일도 굉장히 강했는데 나홀로 예약이라고 해서 두단계만 거치면 결제까지 날 수 있게 획기적으로 줄였다. 반응이 굉장히 좋다

→지난해 에어부산 성적은 어떠했나?

- 작년에 목표했던 것을 다 이뤘다. 그 전에도, 2010년부터 소규모 흑자는 났지만 작년에는 매출 3510억을 했고, 특히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200억을 넘어서 올 초에 처음으로 배당도 하는 좋은 일이 있었다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 목표 달성은 가능한가?.

- 올해는 신규 운항 취항지는 계획대로 완성했다. 더불어 치도세공항도 신규로 취항할 계획을 같고 있다. 매출은 계획보다 조금 빠질 것 같다. 메르스 여파 때문에 6~8월 3개월 동안 200억 정도 매출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계획한 대로 할 거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노선을 많이 늘리고 있다. 해외노선에서 승부를 거는 건가?

- 국내선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네트워크가 됐다고 보고 해외노선에 치중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가 동남권에 있는 고객들이 여행하려면 서울 가서 타야 되기 때문에 시간적·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것을 줄이기 위해 국제선을 많이 취항하고 있다. 국제선 취항이 꼭 우리 회사의 이익만을 떠나서 좀 덜 남아도 목적지를 많이 취항해서 동남권 고객들이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목표다. 특히 에어부산이 타사와 다른 것은 인바운드 손님들, 부산에 도착하는 손님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식당이라든지 호텔이라든지, 관광업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0년도에는 3만명이 채 안됐는데 지난해에는 36만명의 도착 손님들을 모셔서 저희가 계획한 것들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줬다. 그 결과 동남권 관광업체들도 상생하지 않나 생각한다.

→최근 괌에 취항했는데, 어디까지 나갈 생각인가?

- 우선 올해 말에는 치도세를 생각하고 있다. 또 한가지 중장거리 노선은 수요를 잘 따져야 하는데 중장거리 노선의 한계는 사실은 부산만 떼어가지고는 아직은 약간 한계가 있다. 우리는 근거리에 없는 목적지 공항들로부터 셔틀을 많이 시키고 있다. 후쿠오카 세편, 오사카 세편 들어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와서 우리나라를 통해 먼 데 갈 수 있는 수요를 개발하고 있다. 장거리 수요와 네트워크가 갖춰지면 머지 않아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장거리 노선, 승산은 있다고 보나?

- 현재로서는 약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갖춰지면 장차는 승산이 있는 노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잘 하고 있다

→신입사원들을 많이 뽑고 있다. 얼마나 뽑았나?

- 올해만 130명 뽑았다. 올 말까지 70명 정도 뽑아 200명 정도 뽑을 계획이다. 통상 100명에서 120명 정도 뽑는데 올해 많이 뽑았다. 2008년도 말 기준으로 177명으로 시작했는데 정직원만 750명되고 협력사까지 하면 1200명 정도다. 식구가 많이 늘어났다. 책임감 느끼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뽑나? 경기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는데.

- 올 하반기 70여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100여명 뽑을 거다. 이제 에어부산은 부산지역에서는 인기 있는 직장이 됐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인데 그룹도 그런 철학을 갖고 있고, 우리도 일자리 창출을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어떤 인재들을 뽑나?.

- 소수 정예로 가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그런 결과로 기업우대탑승 등 많은 좋은 상품들이 직원들을 통해 나왔다. 우리 회사가 연구소는 아니지만 이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이 회사의 먹을거리를 만들어낸다고 보고 이런 아이디어가 많은 청년들을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대표 경력을 보면 온통 서비스다. ‘Mr 서비스’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 항공사에서 서비스는 기본이라고 본다. 운항이 됐든 공항서비스가 됐든 캐빈이 됐든 일반직원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마인드가 전 직종에 퍼져야 된다고 보고 서비스가 회사내에 팽배하지 않으면 그 회사는 아무리 잘해도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항공사의 서비스는 넘버원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직장인이다.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직장에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만 몸값이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직급·직책에 맞는 몸값을 상승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그래서 직원들에게 원칙에 입각한 메뉴얼을 많이 보도록 권장하고 있다. 개개인들의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개개인들이 열심히 해야 한다. 부지런히 자기 맡은바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모두 다 직장에서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트레스 많이 받을텐데 어떻게 푸나?

-생김새는 까다로워 보이지만 많이 잘 잊어버리지만 성격이다. 아무래도 회사 전체를 맡게 되니까 예전보다 많은 중압감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걷는 것을 많이 한다. 부산은 걸을 때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때는 책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은퇴 이후 꿈은 뭔가?

-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 에어부산을 더 탄탄하고 강하게 키우는 게 가장 큰 목표고, 은퇴하면 항공사에서 배운 여러가지 지식과 노하우를 알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배운 것들을 전수해서 항공업종에 종사하는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

→항공사인데 사옥이 없다.

- 다음주 월요일(지난달 31일) 사옥 착공식을 한다. 본사가 여기에 있고, 공항출입구에도 사무실이 있고, 공항 내에도 있고, 사무실이 3원화돼 있다. 나는 현장경영을 중시하는데 현장 직원들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적다. 내년 12월쯤 입주하면 비효율성이 제거되고, 나도 현장 중심의 경영을 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한태근 대표는 누구

위아래로 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LA공항 지점장을 하고, 서비스본부장도 했다. 서비스본부장은 승객과 가장 접점에 있는 공항 직원, 승무원들을 총괄하는 자리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한 대표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서비스 마인드 철학을 만든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시비스 마인드라든가 온화하고 좋은 인상은 서비스본부장으로서 적격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한 대표를 발탁했다고 한다. 서비스와 기획쪽 본부장을 하다 에어부산 사장으로 갔다. 에어부산은 규모는 적지만 흑자를 내는 건실한 항공사다. 취임 이후 재무성적도 좋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도 에어부산 출신입니다”. 한 대표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다.

▲국민대 무역학과 졸업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아시아나항공 캐빈서비스부문 전무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본부 본부장 ▲아시아나항공 LA공항서비스지점장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공항서비스지점장

최용규 선임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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