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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바다악어, 타이어에 목 낀 채 1년여 ‘끙끙’

인도네시아 바다악어, 타이어에 목 낀 채 1년여 ‘끙끙’

입력 2018-01-12 15:30
업데이트 2018-01-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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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한 강에 서식하는 바다악어가 오토바이 폐타이어에 목이 낀 채 1년 넘게 고통을 받아 온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몸길이 4m의 이 악어는 중부 술라웨시 주의 주도인 팔루 강변에서 2016년 9월 처음 목격된 이후 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시내 다리 아래를 헤엄치는 악어를 배경 삼아 셀카(셀프카메라의 줄임말·셀피)를 찍는 등 타이어에 목이 낀 악어를 지역 명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현지 당국은 악어의 목에서 타이어를 벗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작년 9월 이미 한 차례 악어를 뭍으로 끌어내 포획하려 했으나, 닭과 고기를 매단 장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지 야생보전 당국자인 하루나는 “타이어에 목이 졸리기 전에 이 동물을 구조해야 한다”면서도 필요한 장비를 갖추지 못해 당장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마취총을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완전히 마취되기 전에 다른 악어가 있는 물속으로 도주할 경우 건져내지 못한 채 그대로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고민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촬영된 한 영상은 문제의 악어가 기도가 눌린 듯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겨 조만간 질식사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큰 파충류인 바다악어는 7m까지 성장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선 관심대상종(Least Concern)으로 분류된다.

인도네시아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누군가 바다악어를 산 채로 포획하려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목에 타이어가 끼워졌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인도네시아 주요 하천의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란 점을 들어 강에 버려진 타이어에 우연히 목이 끼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2015년 전국 33개주의 하천을 전수조사한 결과 68%가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으며, 주된 오염원은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폐기물 처리시설 부족과 낮은 교육 수준 등의 영향으로 쓰레기를 인근 하천에 투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강을 막고 있다가 매년 우기(11월∼이듬해 3월)마다 홍수와 함께 바다로 쓸려나간다.

2016년 초 발표된 미국 조지아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10년 한 해 동안에만 최소 48만t에서 129만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버렸으며, 이는 중국(132만∼353만t)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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