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TV

안내견을 꿈꾸는 ‘고움이’는 1년간 함께 하는 엄마가 있다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판교에 사는 최종윤씨는 올해 2월생 래브라도 리트리버 ‘고움이’를 최근 가족으로 맞았다. 최씨와 고움이가 가족으로 지내는 기간은 딱 1년. 고움이가 예비 안내견 후보생이기 때문이다.

흔히 ‘안내견’ 하면 잘 훈련받은 대형견의 모습을 떠올린다. 보기만 해도 기특하고 든든한 안내견이지만, 훈련받기 전인 어린 시절에는 그저 일반 강아지와 같은 개일 뿐이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태어난 예비 안내견 강아지가 정식안내견이 되기 위해선 생후 7주부터 약 1년간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 훈련을 받아야 한다. 예비 안내견은 사회에서 실제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며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퍼피워킹(puppy walking)’이라 하고, 이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를 ‘퍼피워커(puppy walker)’라고 한다.
▲ 예비 안내견 ‘고움이’와 퍼피워커 최종윤씨
최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대형견을 입양하고 싶어 했는데, 무작정 대형견을 데려오기에는 부담스러워 고민하던 차에 퍼피워킹을 알게 됐다”며 “개에 대해 배우고 싶고 봉사도 하고 싶은 마음에 퍼피워킹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퍼피워킹은 안내견으로서 적합한 품성과 자질이 형성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퍼피워커 가정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배변훈련과 복종 훈련은 물론 식사 시간과 산책 시간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최씨는 “가족 모두가 고움이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 “장을 보러 가는 1시간 정도 외에는 항상 고움이 곁에 있는다”고 전했다.
▲ 올해 2월에 태어난 고움이. 훈련받기 전인 고움이는 그저 놀기 좋아하는 일반 강아지일 뿐.
모든 훈련은 안내견이 시각장애인과 생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 가장 많이 반복하는 기본 훈련 3가지는 ‘앉아’ ‘엎드려’ ‘기다려’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하우종 차장은 “기다려 훈련에 대해 ‘강아지가 불쌍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나중에 시각장애인과 함께 생활할 때 안내견이 돌발행동을 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지만, 대형견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씨 역시 고움이와 함께한 7개월 동안 버스탑승을 거부당하기도 하고, 도서관 출입이 거절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하지만 퍼피워커는 여기서 포기해선 안 된다. 예비 안내견이 많은 상황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부당한 상황에 끊임없이 맞서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 실제로 최씨는 도서관에서 거부당한 후 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자신이 당한 일을 알렸다. 이후 도서관 측은 정중한 사과글을 올리며 직원들을 교육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이 사건을 퍼피워커로 활동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라고 꼽았다.
▲ 횡단보도 건너는 훈련 중인 고움이
최씨와 고움이가 함께 생활한 지도 어느새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약 5개월 후면 고움이와 헤어져야 하는데 섭섭하지 않을까. 최씨는 “헤어질 때 눈물이 날 수 있겠지만 헤어짐이 있기에 만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고움이가 안내견이 되면 적응 잘해서 시각장애인과 잘 지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줄 안내견을 꿈꾸는 예비안내견. 그리고 그런 예비안내견을 돌보는 퍼피워커로서 최씨는 사람들에게 거듭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예비 안내견은 훈련을 받는 중이기 때문에 아는 척을 하고 만지려고 하면 자기와 놀아주려는 반응으로 알아서 주의력이 산만해져요. 그게 나중에 시각장애인과 생활할 때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만지지 말고 부르지도 말고 지켜만 봐주시길 부탁드려요.”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gophk@seoul.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신문 www.seoul.co.kr

주소 : 100-745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번지) 서울신문사빌딩 l 대표전화 : (02) 2000-9000

인터넷서울신문에 게재된 콘텐츠의 무단 전재/복사/배포 행위는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위반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