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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도로 위 어미 잃은 새끼 오리 떼, 시민·경찰에 구조

[따뜻한 세상] 도로 위 어미 잃은 새끼 오리 떼, 시민·경찰에 구조

문성호 기자
입력 2020-05-15 11:05
업데이트 2020-05-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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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주성리의 한 도로에서 여성 한 명이 새끼 오리들을 보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북지방경찰청]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주성리의 한 도로에서 여성 한 명이 새끼 오리들을 보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북지방경찰청]
어미를 잃은 새끼 오리들이 시민과 경찰관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창읍 주성리의 한 도로에서 112순찰차 거점근무 중이던 청원경찰서 오창지구대 소속 최정섭(35) 경사와 염선돈(30) 경장 눈앞에 갑자기 속도를 줄이며 멈춘 차량 한 대가 들어왔다.

도로 한가운데에 멈춰선 차량에서는 여성 한 명이 내렸다. 다급하게 도로 위를 뛰던 여성은 순찰차를 보자 즉시 도움의 손짓을 보냈다. 사고라고 판단한 경찰관들은 곧바로 차선을 통제하고, 상황파악에 나섰다.

다행히 사고는 아니었다. 새끼 오리 4마리가 도로 위를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던 것. 이를 발견한 운전자가 오리들을 피하면서 급히 차를 세운 뒤, 오리 구조 요청을 한 것이다.

이에 경찰관들은 도로 위를 뛰어다니며 새끼 오리들과 씨름했고, 10여 분 만에 4마리 모두 무사히 구조해 지구대로 옮겼다.

최정섭 경사는 14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어미 오리가 먼저 가서 새끼들이 낙오된 상태였다. 야생동물센터에 여쭤보니 어미 오리의 경우 새끼들이 낙오되면 그대로 버려두고 가는데, 어미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새끼들을 박스에 담아서 처음 발견했던 장소 인근에서 2시간 정도 기다려 봤지만, 어미는 오지 않았다. 구조한 새끼 오리들은 야생동물보호소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주성리의 한 도로에서 구조된 흰뺨검둥오리. [사진제공=충북지방경찰청]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주성리의 한 도로에서 구조된 흰뺨검둥오리. [사진제공=충북지방경찰청]
이어 최 순경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오리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리를 구해달라고 말씀하신 여성분에게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구조된 새끼 오리들은 흰뺨검둥오리로, 현재 충북야생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이곳 임옥주 수의사는 “4마리 중 1마리는 안타깝게 죽었으며, 나머지 3마리는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전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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