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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이빨 뽑힌 ‘노예 원숭이’가 딴 코코넛 밀크, 불매운동 확산

[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이빨 뽑힌 ‘노예 원숭이’가 딴 코코넛 밀크, 불매운동 확산

입력 2022-06-09 15:53
업데이트 2022-06-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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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일부 태국 업체의 농장이 원숭이를 쇠사슬에 묶은 채 코코넛을 따는 강제 노동에 동원했으며, 인간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하게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일부 태국 업체의 농장이 원숭이를 쇠사슬에 묶은 채 코코넛을 따는 강제 노동에 동원했으며, 인간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하게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원숭이의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코코넛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월마트가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의 동물보호단체인 페타 아시아(PETA ASIA) 측은 오래전부터 태국의 일부 코코넛 농장주가 코코넛을 따는데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은 동물 학대라고 주장해 왔다.

페타로부터 동물학대 의혹을 받은 업체 중 하나는 코코넛 밀크 제품으로 유명한 차오코(Chaokho)다. 해당 업체 측은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이 원숭이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며, 관광객들도 구경하길 좋아한다며 사람 대신 원숭이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페타 아시아가 2019년부터 조사한 결과, 태국 남부 지역에는 원숭이를 훈련하는 기관이 있고, 원숭이들은 보통 3~5개월 간 코코넛 따는 훈련을 받은 뒤 ‘노동 현장’으로 투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코넛 수확에 동원되는 원숭이는 멸종위기종 2급에 해당하는 대부분 돼지꼬리원숭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일부 태국 업체의 농장 측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원숭이를 비좁은 우리에 가둬놨다가, 다시 코코넛을 따는 작업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일부 태국 업체의 농장 측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원숭이를 비좁은 우리에 가둬놨다가, 다시 코코넛을 따는 작업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페타 아시아 측은 “태국의 일부 농장과 업체는 원숭이를 ‘사슬에 묶인 코코넛 따는 기계’로 취급한다”면서 “특히 차오코의 경우 2차례의 조사 끝에, 차오코가 소유한 모든 농장과 모든 원숭이 훈련 시설, 원숭이 노동을 이용한 코코넛 따기 대회 등을 통해 원숭이를 잔인하게 학대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코코넛 농장에 도착한 원숭이들은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코코넛을 따느라 진을 빼고, 나무에서 떨어뜨린 코코넛을 상자로 이동하도록 강요당하는 원숭이도 적지 않다는 것이 페타 아시아 측의 주장이다. 또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할 것을 대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한 학대도 이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줄에 묶인 채 나무에 올라가 코코넛을 따야 한다.

인간에게 복종하거나 노동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받은 성체 수컷 원숭이들은 하루에 많게는 1600개의 코코넛을 따기도 한다. 사람의 경우 하루 최대 80개 정도의 코코넛만 따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코넛 농장주에 ‘고용’돼 강제로 코코넛 수확에 동원된 태국의 돼지꼬리원숭이
코코넛 농장주에 ‘고용’돼 강제로 코코넛 수확에 동원된 태국의 돼지꼬리원숭이
페타의 폭로 사진 및 동영상 등이 공개된 뒤 차오코와 더이상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업체는 영국의 유명 드럭 스토어인 부츠와 오카도, 테스코, 미국 코스트코 등이 있다. 태국의 대형 식품유통 체인매장인 웨이트로즈 역시 2020년 “원숭이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며 학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페타 아시아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여기에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까지 원숭이 노동력이 동원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며 불매운동 동참을 결정하면서, 문제 업체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페타에 따르면 전 세계의 약 4만 5000개 매장에서 차오코 코코넛 밀크 판매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더 많은 기업이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업체의 코코넛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기준, 연간 해외 관광객이 4000만 명에 달하는 태국에는 코코넛 농장 외에도 수천 곳의 동물쇼장이 있어 각종 동물이 공연에 동원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됐지만, 일부 현지인은 동물쇼와 코코넛 따는 원숭이 등이 태국의 전통이자 문화의 일부라고 반박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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