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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추락, 가치주 활약…‘S(경기침체+물가상승) 공포’ 증시 패러다임 바꿨나

기술주 추락, 가치주 활약…‘S(경기침체+물가상승) 공포’ 증시 패러다임 바꿨나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6-09 17:14
업데이트 2022-06-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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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공급망 혼란, 인플레 심화로 기술주 급락

대표적 가치주 엑손모빌은 올들어 71% 뛰기도

“저물가·저금리 종료…이제 가치주 시대 열릴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급망 혼란 그리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10여 년간 주식시장을 이끌던 ‘기술주’ 시대가 끝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면 식량·원자재·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엑손모빌, 코카콜라와 같은 전통적 가치주는 부활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월 미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예상보다 더 늘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며 장기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술주 대신 당장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가치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월 미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예상보다 더 늘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며 장기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술주 대신 당장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가치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500의 정보기술(IT) 부문지수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이날까지 20% 하락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 같은 낙폭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14% 떨어져 2004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신문은 “기술주 하락이 아직 저점을 찍지 않았다”고도 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등 인기 빅테크주들도 올해 모두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스냅(소셜미디어 업체) 주식은 43% 고꾸라지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160억 달러를 날렸으며, 핀테크 회사인 어펌 홀딩스와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도 올 들어 반 토막이 났다.

자금 유출도 빨라졌다. 올 4월까지 기술주 중심의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돈만 76억 달러(약 9조 5699억원)에 달한다. 1993년 모닝스타 다이렉트 데이터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29년 만에 최대이다.

반면 가치주는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대표적 가치주인 미국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 주가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올 들어 71% 치솟는 등 8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날 주가는 1.2% 상승한 104.59달러로 2014년 6월 23일 이후 종가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카콜라는 6.2% 뛰었다. 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480억 달러 이상이 성장주식 펀드에서 빠져나갔고, 가치주식 관련 펀드에는 13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다.

이러한 ‘증시 패러다임의 변화’는 저물가 저금리 시대의 종료를 의미한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은 “지난 20년간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각국이 돈을 풀어 경제를 끌어올렸지만, 이는 물가가 낮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짙어지며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당장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는 가치주에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높은 8%대로 예상되고, 15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빅스텝’이 예정돼 있는 등 긴축에 따른 기술주 투자 축소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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