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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제2의 도요타’는 피하자”

산업계 “’제2의 도요타’는 피하자”

입력 2010-02-15 00:00
업데이트 2010-02-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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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반면교사’로 품질관리 총력

 국내 산업계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리콜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간 세계시장 진출 과정에서 품질과 안전을 둘러싸고 적잖게 쓰라린 경험을 겪었던 우리 업계는 꾸준히 품질관리의 강도를 높여왔지만,세계 경영혁신의 모범으로까지 꼽히던 도요타의 품질 신뢰도가 추락한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도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비등한 여론 속에 각 기업은 현재 진행 중인 품질관리 프로그램을 점검하면서 만에 하나라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안전 부품 품질 재점검과 시험기준 강화를 위해 400∼500여개 국내외 1차 협력업체 중 우선 차량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업체를 선별,점검팀을 파견해 집중적인 품질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도요타 사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지난 1일 정몽구 회장의 경영전략회의 언급이 있은 직후 내려진 조치다.

 업계에서는 도요타와 직접 경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의 리콜사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척 값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데다 한 번 사고가 나면 엄청난 재산과 인명손실이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선업계도 품질 관리 시스템을 면밀히 재점검하고 있다.

 조선업은 특성상 선주 측 감독관과 감리회사가 건조 과정에서 품질 관리에 함께 참여하는 관행이 있지만 이런 중복 감시에 더해 국내 조선업체들은 국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내부 기준을 적용해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용접 및 도장품질 실명제 도입에 이어 2005년 10월 ‘고객의 품질 지적이 단 한 건이라도 나오면 선박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품질 마지노선언’을 재차 환기시킨다는 방침이다.

 일선에서 발생하는 품질 및 위생 문제에 늘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유통,식품업계도 도요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판매 식품의 제조,가공,유통 전 단계에 걸쳐 품질 위해 요소가 없도록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고,롯데마트는 작년 말부터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공동으로 위해상품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위해상품 판매 차단시스템’을 전체 점포에 도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식품안전 내부지침을 더욱 치밀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식품안전 지침을 매뉴얼로 만든 ‘FSM’(Food Safety Management)을 도입해 각종 첨가물,이물질 등을 제조장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안전 식품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자진 리콜에 익숙지 않은 국내 기업문화에서 봤을 때 최근 도요타 사태는 분명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 많다”며 “리콜 필요가 없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문제는 물론 소소한 품질에 큰 영향을 받는 전자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고객이 감동할 만한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고객요구를 신속히 처리해 평생고객을 만들겠다”는 ‘품질헌장’을 선포한 뒤 최근 후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의 ‘품질 마인드’를 제고한다는 취지로 ‘품질체험관’을 열어 품질 불량사례,고객의 소리를 직접 체험하도록 ‘품질 체험관’을 연 것이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이밖에 무결점 부품 품질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거래하려는 협력회사에 ‘SQCI(Supplier Quality Control Innovation)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LG전자도 “도요타 사태 이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지는 않았지만,현재의 품질관리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B2B(기업간 거래) 사업인 철강,화학 등 산업재 업체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소재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재료로 한 제품의 품질이 완벽하기 어렵기 때문에,품질문제가 발생할 경우 처음에는 완제품 업체가 타격을 입더라도 그 여파는 고스란히 소재업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최근 ‘클레임 제로’를 선언했다.

 포스코 측은 “정준양 회장이 최근 회의에서 ‘고객이 클레임을 걸면 일단 수긍하고 클레임을 찾으라’는 취지로 ‘클레임 제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화학업계 역시 도요타 사태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화학 업종처럼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건전한 긴장감을 갖고 품질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도요타 리콜사태를 통해 조직의 역량을 높이고,변화에 유연한 조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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