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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황의 법칙’ 버렸다

삼성전자, ‘황의 법칙’ 버렸다

입력 2010-02-15 00:00
업데이트 2010-02-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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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그동안 지켜오던 ’황의 법칙‘을 버렸다.

 15일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매년 한 단계씩 진보한 반도체 제품을 발표한다는 원칙을 깨고,최종 양산 단계까지 개발이 끝난 후 제품을 발표하기로 했다.

 ’황의 법칙‘은 황창규 전 반도체총괄 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 총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선언을 말한다.

 이 법칙은 그전까지 반도체 업계에 통용되던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씩 향상)을 대체하는 반도체 성장 이론으로 전 세계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삼성전자는 황 전 사장의 이른바 ’반도체 신성장론‘을 회사 차원의 개발 목표로 삼고,여기에 맞춰 매년 반도체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신성장론을 들고나온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거의 매년 반도체 신제품을 발표해왔다.발표 시기도 대부분 9,10월로 일정했다.

 이 기간 낸드플래시 제품은 2002년 2Gb(기가비트)를 시작으로 2007년 64Gb까지 매년 용량이 2배로 늘어났고,삼성전자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왕좌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더이상 ’황의 법칙‘에 연연치 않는 모습이다.

 지난 9일 하이닉스는 세계에서 2번째로 2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발표했다.

 이 제품으로 하이닉스는 그전까지 삼성과 2년 가까이 벌어졌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기술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았다.

 여기에 맞서 삼성전자는 다른 업체보다 한 발 빠른 지난해 10월 20나노급 시제품을 개발했고 지난달에는 양산 가능한 수준의 제품 개발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상 ’세계 최초‘,’최고‘를 선호하는 삼성이 제품 개발을 마치고도 발표를 미룬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연구소 차원의 시제품 정도만 나오더라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해왔다”며 “앞으로는 양산 가능한 제품이 나와야만 개발에 발표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또 “그간 삼성은 ’메모리 신성장론‘에 따라 1년마다 신제품을 발표해왔는데,지난해 황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기간에 맞춰 발표하는 원칙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황의 법칙‘에 따라 매년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원칙을 스스로 깨버린 것이다.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30나노대를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 중인 구리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는 미세 공정의 한계로 보고 있다.

 실제로 황 전 사장은 2008년 9월 “반도체 미세화에는 한계가 있고 앞으로 미세화의 속도는 늦어질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낸드플래시 제품은 2007년 10월 30나노급 제품을 마지막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고,D램도 지난달에서야 30나노급 제품을 발표했다.

 하이닉스는 ’노이즈 제거‘ 기술로 20나노대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삼성이 20나노대 개발에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황의 법칙‘을 저버린 사이 경쟁 업체는 무섭게 추격해왔다.

 2005년만 해도 낸드플래시 부문 시장점유율이 22%에 그쳤던 도시바가 지난해 33.9%로 약진한 사이,삼성전자는 2005년 53.4%에서 지난해 39.6%로 처음 40% 밑으로 내려앉았다.지난해 4분기 격차는 1.8%에 불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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