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소문난 잔치’ 삼성생명…무난한 신고식

‘소문난 잔치’ 삼성생명…무난한 신고식

입력 2010-05-12 00:00
업데이트 2010-05-12 17: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적용할 수 있을까.

 12일 삼성생명[032830]이 공모가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첫날 거래를 마치면서 비교적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거래가 폭발하면서 새내기주(株)로서는 최대 기록을 세웠다.첫날 거래대금은 1조1천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주가가 시초가 대비 급락하면서 빛이 바랬다.주가가 12만원을 웃돌자 외국계가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공모가보다는 높아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당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개인들은 실망스럽다는 표정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2만~ 13만원 대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대장株’ 등극

 삼성생명은 22조8천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현대차(29조5천억원대)에 이어 4위에 올라섰다.발행주식 2억주를 기준으로 주가가 15만원을 웃돌아야만 현대차를 제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1위)-포스코(2위)-현대차(3위)’의 구도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단숨에 4위로 올라서면서 다른 대형주들은 한 단계식 순위가 밀렸다.

 같은 금융업종 내에서는 신한지주(20조5천억원대)와 KB금융(18조9억원대)을 압도하고 있다.지금껏 은행 중심의 금융사들이 주도했던 금융업에서 보험업이 또 다른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중장기적으로 금융 대장주(株)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생명과 달리 신한지주와 KB금융은 남유럽발 재정위기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다.이들 종목이 단기 낙폭을 회복할지에 따라 순위 변동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현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금융업종의 양대 대장주인 신한지주와 KB금융을 뛰어넘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삼성화재보다 작다는 게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금융주 1등이 되려면 또다른 알파(α)가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망으로 바뀐 ‘40대1’ 공모열기…공모수익률 3.64%

 삼성생명은 이날 시초가로 11만9천500원을 형성하고 나서 곧바로 12만1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이후 외국인이 차익매물에 결국 4.60% 급락한 11만4천원에 마감했다.공모가 대비로는 3.64%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오후 3시 기준 잠정집계한 결과 외국인은 4천5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개인은 3천207억원,기관은 1천14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종가인 11만4천원을 적용하면 외국인이 약 400만주를 순매도했다.외국인은 공모를 통해 약 1천777만주를 배정받았다.배정물량의 20% 이상을 ‘단타’로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공모가를 웃돌고 있어 부정적으로 보긴 어렵지만 투자자의 눈높이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상당수 투자자는 최소 12만원을 기대하고 공모에 나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높은 공모가격에도 40대1의 경쟁률에 약 20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다는 점은 그만큼 투자자의 기대치가 컸다는 것을 방증한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박모(32)씨는 “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많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오늘 주가로는 발품 값도 안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추가 상승 여력 있다”

 증권업계는 수급이 비교적 안정돼 있어 13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외국계 매물압박이 있지만 대주주 지분이 보호예수되고 국내기관이 대부분 일정기간 의무보유를 확약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매도 가능 물량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급 이외에 시중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금리가 상승하면 이차 역마진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실적도 긍정적이다.이날 삼성생명은 2009사업연도에 매출 25조6천952억원,영업이익 8천487억원,당기순익 9천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영업이익은 563.90%,당기순익은 701.66% 급등한 규모다.

 현대증권 이태경 연구원은 “유통주식 수는 전체 주식 수의 20.1%이고 인덱스 편입 등으로 3개월 이내 매수될 물량은 전체 주식의 3.6%”라며 “인덱스 등에 편입되면 사실상 유통물량은 사라지게 되는 효과가 생기는데 이는 21.9%의 상승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도 “수급 호재의 영향력이 강할 경우 단기적으로 13만원 이상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목표주가로는 신영증권이 12만5천원,현대증권이 13만4천원을 제시했다.

 이수창 사장은 주가와 관련,“삼성화재에 있을 당시 주가가 4배 올랐다”며 “그러나 열심히 해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모와 상장…절묘한 타이밍

 삼성생명이 공모와 상장 시점이 절묘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생명은 지난 3~4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에 나섰다.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수면으로 부상하지 않은 시점이었고 코스피지수도 1,700대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증시 분위기가 촉매로 작용하면서 시중의 단기자금을 대거 끌어모으는 결과를 낳았다.바꿔 말하면 공모일이 하루 이틀만 늦었다면 5일부터 불거진 남유럽 재정위기 공포에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데뷔’ 역시 국내증시가 재정위기의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한 시점에 이뤄졌다.6~ 7일에는 재정위기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70포인트 이상 급락했지만 10일에는 30포인트 급반등했다.이후로는 코스피지수가 보합권에서 머물며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으로부터 훈풍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소한 재정위기 소나기는 피한 셈이다.

 한편,이날 코스피지수는 7.21포인트(0.43%) 내린 1,663.03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은 상장 다음날인 13일부터 코스피지수에 반영된다.따라서 이날 삼성생명의 주가 흐름은 코스피지수의 등락과는 무관하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 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