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車부품 등 가격 경쟁력 타격
중국과 타이완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에 따른 ‘차이완(China+Taiwan)’의 출현은 한국 기업의 대중(對中)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이다.●14개 품목 타이완과 중복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교역규모는 총 1409억달러였다. 325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ECFA가 발효되면 한국 기업들은 중국시장의 상당부분을 타이완에 내줄 수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과 타이완이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하는 비율은 각각 10.2%와 8.6%다. 2005년 이후 한국이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2009년 현재 한국과 타이완의 중국 수출 상위 20개 품목 중 전자집적회로 등 14개 품목이 중복된다. 현재 중국은 한국과 타이완의 플라스틱류 제품에 6~12%, 유기화합물은 6.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ECFA가 발효되면 한국산에 대한 관세는 유지되지만 타이완 제품은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한국은 이들 14개 품목이 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타이완, 무관세로 13억弗 절약
배승빈 KIEF 연구원은 “ECFA가 발효되면 조기자유화대상 품목인 기계, 석유화학, 방직, 자동차 부품 등 주요 품목에서 타이완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도 상당부분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타이완이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조기자유화대상 품목을 한국과 경쟁되는 제품 위주로 요구했다.”면서 “지금도 67% 정도 수출품목이 중복되는 만큼 ECFA의 영향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6-3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