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탄 한국 경제… 하반기 경기 예보
우선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미뤄졌던 공공요금과 임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따라 소비, 투자 등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유, 곡물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도 걱정스럽다.
물가에 대한 부담은 정부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6일 “향후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국제 원자재나 유가 상승은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임금도 지난해 동결시킨 기업들이 올 들어 성과를 냈다면 이를 나눠야 한다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초에는 환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았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졌다.”면서 “글로벌 과잉 유동성에 따른 국제 원자재 투기 조짐도 물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상승 요인 못지않게 억제 요인도 섞여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부가 공공요금이 마냥 오르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입물가도 점차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의 생각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일정 수준까지 오르겠지만 연간 4%대 이상의 높은 상승률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가, 곡물 등 외생적인 요인이 많은 데다 물가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혼재돼 있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당초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볼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농축산물의 가격이 급등할 경우, 의무수입 물량을 앞당겨 수입해 시장에 풀어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갖고 있는 정책적 수단의 힘을 강조했다.
김태균·유영규기자 windsea@seoul.co.kr
2010-08-0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