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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화제] 금융CEO 자사주 매입 ‘꿩먹고 알먹고’

[주말화제] 금융CEO 자사주 매입 ‘꿩먹고 알먹고’

입력 2010-08-14 00:00
업데이트 2010-08-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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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주가가 떨어질 때 자기 돈으로 자사주를 사들인다. 자사주 매입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갖고 온다. 먼저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CEO가 주식을 샀으니 주주들도 믿고 주식을 사라는 것이다. 다음 이유는 고수익 투자로서의 매력이다. 주가가 바닥에 근접한 시기에 주식을 매입해 오래 보유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한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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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CEO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우리금융은 13일 이 회장이 자사 주식 2000주를 주당 1만 3800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네 번째이고 2008년 9월30일 처음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부터 따지면 열 번째다. 이 회장은 총 3만 5000주를 3억 9900만원에 사들였다.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얻은 평균 수익률은 22%.

자세히 뜯어보면 주식 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절묘한 타이밍에 자사주를 사들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주가도 급락한 직후인 9월30일 주식 2000주를 처음 샀다. 그때 주당 가격은 1만 1900원이었다. 다음달인 10월29일엔 5000주를 주당 7350원에, 10월30일엔 3000주를 주당 7210원에 매입했다. 이어 11월21일에는 5000주를 주당 4751원에 샀다. 그동안의 최고 수익률은 193%다. 우리금융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던 시기에 추가 폭락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2년이 지나 주가가 1만원대를 웃도는 지금 쏠쏠한 차익을 덤으로 얻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이 회장과 함께 2008년 10월30일 우리금융 주식 2000주를 매입했다. 주당 매입단가는 7370원으로 수익률은 13일 현재 89%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2008년 11월18일 신한금융 주식 2만 5000주를 주당 3만 1962원에 샀다. 지난해 3월에는 주가가 2만원대로 급락하자 유상증자를 하면서 스스로 4억 3700만원을 투자, 2만 6052주를 매입했다. 유상증자 이후 회사 주가는 계속 상승세를 탔다. 13일 현재 신한금융 주가는 4만 7050원으로, 평균 수익률 94%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지난해 3월 유상증자 때 각각 1만 6912주와 2710주를 사들여 수익률 180%를 기록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위기 전까지 자사주 16만 4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08년 10~11월 6차례에 걸쳐 각각 1000주씩 자사주 6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격은 1만 9960원. 13일 종가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이 65%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2008년 각각 5000주와 4000주를 사들였는데 수익률은 11%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아직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없다. 황영기 전 회장이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4892주를 보유했지만 퇴임과 함께 처분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지만 최근 3년간 경영성과로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61만주를 갖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8-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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