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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조’ 업계 1위 부산저축銀 왜 몰락했나

‘자산 10조’ 업계 1위 부산저축銀 왜 몰락했나

입력 2011-02-22 00:00
업데이트 2011-02-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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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만 아니었다면 역설적으로 시중은행을 위협할 정도로 확장세에 있었다는 게 금융업계의 얘기다. 자산 10조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1위였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몰락은 저축은행 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뛰어든 ‘PF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대규모 자금을 PF 대출에 올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저축은행의 PF 대출잔액은 2조 3568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71.8%에 달했다. 같은 계열 부산2저축은행의 PF 대출잔액은 1조 2497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69.9%를 차지했다. 일반 저축은행의 PF 대출비중이 20%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부산계열이 PF 대출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

부산계열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몸집 부풀리기에 열중했다. 전주·대전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서울과 수도권을 겨냥한 중앙부산저축은행을 키웠다. 결국 무리한 PF와 몸집 부풀리기가 발목을 잡았다. 부산계열은 특히 토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진행단계마다 계속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턴키 방식으로 PF 대출을 해 줬다. 저축은행의 70%는 착공 전 단계에서 대출을 멈추는 브리지론 방식을 쓰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부산계열은 위험한 대출에 나선 것이다.

5개 계열사의 공동 대출도 문제였다. 대형 사업장 한개가 부실해지면 함께 돈을 빌려준 여러 계열사가 동시다발적인 피해를 입었다. 부산계열은 2008년 금융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PF 대출액을 늘렸다. 2008년 6월 말 9610억원이었던 부산계열의 PF 잔액은 지난해 말까지 145% 급증했다. 부산계열은 부동산 시행사의 대주주로 나서는 등 PF 사업에 과도한 집착을 보인 끝에 자멸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말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각각 35.14%, 43.85%에 이른다. 결국 부산계열은 5개 계열사가 모두 영업정지를 당하고 말았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1-0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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