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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 본격화…국내 증시 영향은

엔 캐리 청산 본격화…국내 증시 영향은

입력 2011-03-17 00:00
업데이트 2011-03-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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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서 자금이탈시 증시하락 부추길수도엔高 일시적…엔화약세 전환 가능성 더 커

엔. 달러 환율이 2차 세계대전 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을 치는 등 엔화 자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을 기점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로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된 일본자금) 청산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엔 캐리 청산이 본격화되면 신흥시장에 투입된 외국인 자금의 동반 이탈을 부추겨 증시의 골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장에서 엔. 달러 환율은 16일 오후(한국시각 17일 새벽) 전자거래시스템 EBS에서 한때 달러당 76.52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다. 이는 지난 1995년 4월 19일의 전후 최저 환율인 79.75엔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은 것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복구 및 피해 보상 과정에서 엔 캐리 청산, 즉 일본으로의 자금 회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 복구를 위해 일본 내 연기금 및 보험 등이 국외 자산을 매각해 일본으로 자금을 송금하면서 엔화가 3개월 만에 17% 절상됐던 경험도 엔화 강세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변수로 작용했다.

또 일본이 주요 채권국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국외자산 매각을 통한 일본 내로의 송금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엔화 강세 가능성은 설득력이 분명히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종성 연구원은 “최근 지진에 따른 피해 규모와 복구비용 등이 고베 대지진 당시보다 더 많은 엔화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복구자금 조달과정에서 엔 캐리 청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 보여 당분간 엔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엔 캐리 청산으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국내 수출주(株)에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전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미국 시중금리 역시 상승시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적인 청산 흐름이 가속화될 NH투자증권산 선호를 부추겨 신흥시장 자산으로 분류된 우리나라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일본 원전 리스크가 동아시아 지역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5일 외국인 주식 대량 순매도도 일본계 투자자금의 이탈이라기보다는 일본 사태로 팽배해진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계 투자자금의 이탈이 본격화되면 결과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을 부추기면서 국내 증시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것이다. 투신권이 최근 펀드 자금 유입으로 자금 여력이 보강됐고, 연기금도 어느 정도 ‘버팀목’ 역할을 하겠지만, 밀려나가는 외국인 자금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 역시 “대지진 사태가 길어진다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 않고, 복구자금 조달과정에서 엔 캐리 청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주가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국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자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마냥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경제의 회복은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엔화 강세 억제책을 내놓을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엔화 약세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뒤집을 변수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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