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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잡으려 ‘호랑이굴’ 한국에”

”현대차 잡으려 ‘호랑이굴’ 한국에”

입력 2011-06-04 00:00
업데이트 2011-06-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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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아키오 사장의 ‘의미심장한’ 방한

호랑이를 잡으려고 호랑이굴에 뛰어든 심정으로 현대차를 잡고자 한국을 방문한 것일까.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도요다 아키오(55) 사장이 4일 한국을 전격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요다 사장의 이번 방한은 2009년 6월 사장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도요다 사장은 “한국의 영업 일선을 확인하는 한편, 지진 복구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방한은 도요타가 안팎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가 무섭게 약진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그도 “지난해 리콜 사태에 대해 설명할 자리가 있었던 것은 미국, 중국, 일본 뿐이었다”며 그 이후로는 이번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6월에는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어 대개 해외출장을 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 방문한 것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이번 방문은 한국 시장에서 뒤처져 있는 도요타와 렉서스의 판매 증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자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간 130만대가 팔리는 전 세계 15위의 한국 자동차 시장은 BMW에게는 일본보다도 앞선 세계 4위일 정도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은 최근 급상승하며 올해 판매가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반해 도요타는 지난달까지 한국 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고, 고급차 렉서스 판매도 지난해 24%가 줄어들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엔고와 리콜에 이어 대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유럽차들이 판매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어 도요타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는 도요타 및 렉서스 브랜드 딜러 600여명과의 이날 만찬을 통해 판매 부진 원인을 점검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다양한 차종 판매와 신차 출시 주기 단축,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델의 판매를 통한 가격 인하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그의 방문은 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도요타의 라이벌로 떠오른 현대·기아차를 직간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 대수는 대지진 영향으로 당초 770만대보다 최대 100만~200만대 떨어져 현대·기아차에 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4월 점유율이 16%대에서 13%대로 하락했고, 5월에는 10.2%까지 떨어지며 10.1%를 차지한 현대·기아차에 추월당할 위기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요다 사장이 직접 현대·기아차의 ‘안방’인 한국을 방문해 판매 전략을 재점검하는 것은 현대·기아차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사장은 방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며 “이번 방문은 한국시장에서의 종합적인 판매점검과 함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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