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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돈줄포기’…우리금융인수 적신호(?)

국민연금 ‘돈줄포기’…우리금융인수 적신호(?)

입력 2011-07-18 00:00
업데이트 2011-07-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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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인수자금 국내조달 차질…外資비중 커질 듯

국내 최대 ‘돈줄’인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든 3개 사모투자펀드(PEF)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이들 펀드의 인수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18일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중인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 티스톤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3곳에 투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라며 “우리금융에 투자하게 된다면 사모펀드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를 파트너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에 투자의사를 먼저 밝히는 투자의향서(LOI)를 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나중에 펀드중 하나가 인수자로 결정되더라도 여기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셈이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내부 방침을 정한 것은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특혜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든 3개 사모펀드가 모두 한국계 토종펀드이지만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와 마찬가지로 수년 후 투자금액과 이익금을 모두 챙겨 떠나는 소위 ‘먹튀’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적자금위원회가 입찰 참여 조건으로 재무적 투자자(FI)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강제한 상황에서 특정 사모펀드에만 자금을 지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특혜시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매각 지분 56.97% 중 최저 입찰 지분인 30%를 인수하려면 약 4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국민연금을 투자자로 영입하는 펀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특히 국민연금은 현재 우리금융 지분 4.4%를 보유해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 예금보험공사를 빼면 최대주주의 위치에 있다.

3개 사모펀드는 누구보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국민연금의 투자 포기 소식에 사모펀드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한 사모펀드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주요 투자자가 없어지게 된다.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었던 몫을 외국에서 끌어와야 한다. 인수자로 결정되더라도 국민이 보기에는 외국계가 인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들어와야 우리금융을 인수하더라도 공적인 의미를 더 부여할 수 있다. 그런데 인수자로 결정되더라도 투자하지 않겠다니 무척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국민연금과 같이 덩치가 큰 공공기관과 함께 하면서 단기가 아닌 장기투자를 통해 회사를 키우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그러한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입장에도 인수전 초기에 특정 사모펀드에 투자 의사를 밝히진 않더라도 인수자가 결정되면 결국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들은 국민연금의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자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비입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국민연금의 몫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연합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MBK파트너스는 자금력이 충분해 추가로 투자자를 끌어 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연기금정상회의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세계 6대 연기금인 캐나다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의 요청이 있다면 기꺼이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캐나다연기금은 MBK파트너스의 주요 투자자(LP) 그룹중 한 곳이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티스톤파트너스도 외국계 금융사와 연기금 등을 상대로 자금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국내에서 인수자금의 3분의 1 정도를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연금의 투자 포기로 외국계 자금 유치 규모를 좀 더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펀드는 아직 인수전략이나 자금조달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외 금융사들을 상대로 자금 마련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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