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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바닥쳤나?’ 아직은 시기상조

’아파트값 바닥쳤나?’ 아직은 시기상조

입력 2011-07-31 00:00
업데이트 2011-07-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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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오른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바닥론 ‘솔솔’일시적 매물소화 현상에 좀더 무게…전문가 “아직 살때 아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멈추면서 끝없이 추락하던 주택가격이 마침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섞인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거래가 재건축 단지, 그것도 저가 매물에만 대체로 한정돼 있어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좀더 우세하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 저가 급매물이 팔린 데 따른 일시적 효과”라며 “가을철 시장 변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시장 침체 ‘일단 멈춤’…”회복 기대” = 31일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올해 봄부터 이어진 거래시장의 장기 침체가 일단 멈춰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부동산114와 국민은행, 부동산1번지, 닥터아파트는 일제히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세 변동률이 0%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춘 것은 부동산114와 닥터아파트 집계로는 17주, 부동산1번지 집계로는 22주만이다.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보합세를 기록해 7주 연속 가격 하락이 중단됐다.

특히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전주 대비 0.08% 오른 것으로 나타나 드디어 집값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전셋값 폭등을 견디다 못해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이와 같은 ‘바닥론’을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의 D공인 관계자는 “6월에는 총 9건이 거래됐는데 7월에는 비가 많이 왔는데도 거래 건수가 20건에 이른다. 급매물은 다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한동안 급매물만 간간이 매매가 성사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달 들어 싸게 나온 아파트 물량이 거의 다 팔려나가면서 가격이 1천만~2천만원씩 올랐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보통 재건축 단지에 제일 먼저 신호가 오기 마련인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저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바닥이라고 인식해 한발 미리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비싸진 전셋집 대신 중소형 아파트 구입에 나선 수요자가 많은 서울 주변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안산 C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은 많이 정리됐고 정상 가격의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와 있다”며 “여기에 추격 매수세가 붙고 있어 이대로 가면 순조롭게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산, 평택, 구리, 광명 등 경기 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작년 말과 비교해 최고 1천만~2천만원까지 올랐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이 전한다.

◇”바닥론은 시기상조”…급매물 소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 = 하지만 몇몇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회복을 근거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는 반론이 좀더 우세한 편이다.

우선 다수의 일반 아파트 매매시세는 여전히 침체 상태라는 점이 ‘시기상조론’의 근거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16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다 지난주 0.08% 상승한 반면 일반 아파트 시세는 지난주에도 0.02% 떨어졌다. 재건축 시장의 회복세가 일반 주택시장으로 아직 옮겨붙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반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매물이 팔린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지 아직은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인근의 A공인 관계자는 “3개월 정도 거래가 둔화됐다가 최근 2주 동안 가격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기하던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나머지 매물은 비싸다보니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어 강보합세에 머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락시영 2차 56㎡는 지난 4월 6억3천800만원으로 저점을 찍었다가 최근 들어 5천만원 가량 오른 6억9천만원에 팔리기는 했지만 아직 정상 시세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4만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되는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도 가격이 약간 오르기는 했지만 본격 상승세로 접어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두달 동안 침체돼 있다가 2주 전부터 거래가 되기 시작해 이번 주에만 4건 정도 매매됐다”면서도 “주공 1차 42㎡가 7억2천만원까지 떨어졌다가 7억5천만원 이상으로 올랐지만 일시적인 반등인지 본격적인 회복인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의 폐지 등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 변수가 많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대규모 재건축 계획안이 공개된 강남구 압구정동에도 주민설명회 이후 지역 중개업소에 문의가 늘기는 했지만 실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아직 바닥 아냐…변수도 많아” = 집값 회복 논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닥론’보다는 ‘시기상조론’의 손을 들어준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작년에도 6월 말에서 7월까지 단기적으로 거래가 좀 됐는데 올해도 똑같은 패턴으로 ‘반짝 거래’가 되는 것 같다”며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조금 더 올라갈 수는 있지만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주택시장의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어느정도 거래가 되고 가격이 약간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지금 현상은 단순한 매물 소화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주택 매입의 적기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최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하락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추격 매수가 따라붙기 어렵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움직임이 있다보니 급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싼 집을 산 것일 뿐 정상가에는 팔리지 않고 있다”며 “정상가에 나온 집에도 매수가 따라붙어야 바닥을 찍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7월20일 이후에는 재건축 아파트도 거래가 그리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추격 매수가 따라붙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가 좀 되니까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매수자들은 오른 가격에는 살 수 없다고 버티는 관망 분위기”라고 현재 시장 상황을 평가했다.

전셋값 급등으로 중소형 아파트를 사려는 전환 수요도 눈에 띄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임 팀장은 전했다.

8~9월에 금리인상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의 폐지 여부가 결정되고 가계부채 문제와 해외 경제 위기설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9월이 되면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되고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다는 호재가 나오지만 반대로 금리인상, 보금자리주택 청약 등 시장을 위축시킬 요인도 등장하며 미국의 경제위기설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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