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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불똥’ 유럽 은행권으로 튀면 대형 재앙

‘그리스 불똥’ 유럽 은행권으로 튀면 대형 재앙

입력 2011-10-05 00:00
업데이트 2011-10-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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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벽 확실하면 그리스 디폴트는 시장 안정 요인”

그리스 구제금융 소식에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스 재정난이 더 악화해 3년 전 리먼 사태처럼 은행권의 줄도산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위기 징후는 이미 감지됐다. 프랑스와 벨기에 합작은행으로 그리스 국채 보유량이 많은 덱시아(Dexia)가 자체 신용이 낮아진 탓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단기 유동성이 고갈돼 파산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와 벨기에가 긴급 재무장관 회담을 열고 ‘배드뱅크’를 설치해 덱시아를 구제하기로 했지만, 유사한 사례가 다른 유럽권 은행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대형 재앙을 몰고 올지는 은행권의 안정 여부에 달린 상황이어서 유럽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스에서 유럽 은행으로 불똥

금융시장은 그리스 부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심사는 그리스 부도 선언에서 유럽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디폴트는 불가피하다. 지금까지는 그리스 부실을 다른 나라 재정으로 메우는 형국이었는데 계속 끌고 가기가 어렵다. 그리스 디폴트를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90% 이상 확신하고 있다. 이번 위기의 종착역은 유럽 은행권이다. 유럽 은행의 신용경색이 지속한다면 시장은 그리스 자금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유럽 은행권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럽은행의 단기채 조달 채원 역할을 하던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럽은행의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외면하고 있어 단기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장기채 발행은 감소하는 추세다.

◇유로존 은행 구제 시스템 완성돼야

피해 확산을 막을 ‘방화벽’만 확실하다면 그리스 디폴트는 오히려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요인이 될 수 있다. 필수 조건은 은행권을 보호할 유로존 차원의 안정장치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같은 나라는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자체 지원하기 어렵다. 지금은 유럽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유로존 차원에서 개별 은행 파산에 개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구와 제도가 나와야 시장이 안정된다”고 분석했다.

주태진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금융시스템에 위기가 미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유럽재정안정기금 확충, 유동성 공급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스 디폴트보다는 은행 시스템이 얼마나 안전한지, 얼마나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리먼 사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권에 대한 철저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크본드를 모아 일단 부실처리를 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먼 사태 때 미국이 5~6개월 거쳐 이를 실행한 것처럼 근본적인 은행권 부실 해결 방법이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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