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전 감염자 생존율 61%로 암보다 높아

에이즈는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장기질환이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무서운 불치병으로 인식되고 있어 편견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질병관리본부가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국내 에이즈 환자는 총 6천292명으로 확진일로부터 5~10년이 지난 환자가 2천518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감염기간이 10년 이상인 환자는 총 978명이나 됐다. 2001년 이전에 확진을 받은 환자 수가 총 1천607명이므로 생존율은 60.8%에 달한다. 암 생존율(60%)보다 높은 수치다.

2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은 59명으로 20년 전에 확진을 받은 환자 중 35%를 차지했다. 1985년에 확진을 받아 26년간 살아온 환자가 최장기간 생존자로 기록됐으며 최고령 감염인은 84세로 현재 4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이즈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다는 것이 원 의원의 지적이다.

2009년 설문조사 결과 ‘에이즈 환자는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답변한 사람의 비중은 35.5%로 프랑스의 6.3배, 벨기에의 7.5배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에이즈 감염자 3명 중 1명은 이러한 편견 때문에 가족관계가 단절됐으며 5명 중 2명은 감염을 이유로 다니던 회사에서 사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둘 중 한 명은 정기수입이 없거나 월수입이 50만원 미만이었으며 2009년 기준으로 생존 감염인의 20%가 기초생활수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 의원은 “에이즈 수검률을 높여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