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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확인… 쓰지 마세요”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확인… 쓰지 마세요”

입력 2011-11-05 00:00
업데이트 2011-11-0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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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실험 쥐 부검 결과 발표

쥐를 이용한 가습기 살균제 흡입 독성 실험에서 호흡 곤란, 체중 감소 등의 폐 손상 징후가 포착<서울신문 11월 3일 자 9면>된 데 이어 실험 쥐의 폐조직을 부검한 결과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사망한 산모와 같은 폐 손상이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 및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다음 주까지 1차 부검을 마치고 가습기 살균제와 원인 미상 폐질환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면 곧바로 관련 제품을 모두 수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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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은평구 응암동 한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습기 세정제를 한시민이 살펴 보고 있다 류재림jawoolim@seoul.co.kr
지난 31일 은평구 응암동 한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습기 세정제를 한시민이 살펴 보고 있다
류재림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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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실험에서 가습기 살균제 3종 가운데 2종을 사용한 쥐에서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증’이 나타났다. 지난 5~6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중증 폐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한 산모 4명과 폐이식 수술을 받은 다른 산모 3명의 폐조직 변화와 같은 모습이었다. 당시 산모들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급성 호흡 곤란을 경험했고,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실험 쥐들도 똑같이 움직임이 줄어들고 심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쥐들은 약 한달간 살균제 성분을 흡입했는데 폐가 굳는 증상과 체중 감소, 맥박 감소 등의 신체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시기인 만큼 국민은 물론 가습기 살균제 판매자와 취급자들이 제품의 사용·판매를 전면 중단할 수 있도록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8일 실험 쥐의 1차 최종 부검 결과를 확인하고 10일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면 곧바로 위험성이 드러난 실험 제품 수거에 돌입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일부 제품의 판매 중단 및 강제 수거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공산품인 가습기 살균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리할 수 있도록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이달 중 입안 예고할 계획이다. 전 본부장은 “아직 실험을 하지 않은 나머지 살균제 11종도 실험에 사용한 살균제와 동일한 성분으로 판명되면 강제 수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0마리의 실험 쥐 가운데 20마리씩 3개조는 실험군으로, 나머지 20마리는 흡입 실험을 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실험군 쥐 30마리와 대조군 쥐 10마리는 지난 9월 27일부터 한달 동안 흡입 실험을 진행해 이번에 부검을 마쳤다. 나머지 40마리는 13주 동안 실험한다. 사람이 실내에서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조건으로 일주일에 5일, 하루 6시간씩 살균제를 흡입시키는 방식이다. 질병관리본부에는 흡입 독성 실험 시설이 없어 안정성평가연구소(KIT)에 실험을 의뢰했지만 시설이 협소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13종의 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3종만 1차로 실험에 사용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1-11-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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