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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전자, 가격 경쟁력 커져 ‘맑음’… 식품·금융·농수축산업 ‘흐림’

車·전자, 가격 경쟁력 커져 ‘맑음’… 식품·금융·농수축산업 ‘흐림’

입력 2011-11-23 00:00
업데이트 2011-11-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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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전망 기상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나 전자 등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교역량이 확대되는 반면 식품 및 농수축산물 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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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미 FTA가 국회에서 비준된 가운데 대표적인 FTA 수혜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 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한·미 FTA가 국회에서 비준된 가운데 대표적인 FTA 수혜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 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FTA가 타결되면 자동차 부품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부품업체가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FTA 발효 시점부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즉시 사라지기 때문에 원가절감 능력, 재무 안정성, 품질, 경험 등에서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빅3’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 부품업체들이 크게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업계는 5000여 중소 부품 수출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현지 공장의 부품 조달 비용 감소에 따라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업체들의 한국 부품 수입이 급격하게 늘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코트라는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의 미국 업체 17곳을 조사한 결과 16개사가 FTA 발효에 따라 한국산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 최대 대형트럭 생산업체인 나비스타 소싱 담당자는 “한·미 FTA를 계기로 한국산 제품 구매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은 지적 재산권이 엄격히 보호되고 있어 기술 공동 개발 및 이전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나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의 관세 철폐 시기는 4년 후로 예정돼 있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연간 1500만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가 도입되면 수입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이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커 자동차 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이 제도를 활용해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15년, 픽업트럭에 대해 20년간 특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완성차나 부품 등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면 이들 물동량을 처리하는 항공 및 해운업계에도 일정 부분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수출액 가운데 중소기업의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섬유업계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교역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평균 13.1%의 관세가 폐지되면 일본,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커져 대미 수출이 늘어나고, 인건비가 비싸진 중국을 대체할 곳을 찾는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전자 및 IT 업종도 수혜 품목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이 대부분 멕시코 등에서 현지 공장을 가동하며 미국 시장 물량을 자체 조달하고 있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은 이미 대부분 무관세여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도 2004년부터 양국 간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수출 물량도 거의 없으며,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물량도 미미해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도 공공조달시장은 1997년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으로 이미 개방됐고 민간투자 시장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근거해 문을 열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료, 제약업, 금융업, 농축산업 등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식료 부문에서는 맥주, 와인 등 주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산 맥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출하량 등이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는 반면 수입 주류는 할인점·백화점 등에서 매장 면적과 취급 품목 수를 크게 늘리고 있어 FTA 타결로 맥주 수입 관세 30%가 7년에 걸쳐 철폐되면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농축산업은 한·미 FTA가 타결되면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나 과일 등의 수입량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관련 업계는 가장 격렬하게 국회 비준에 반대해 왔다. 영세 사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FTA로 경영 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승훈기자·산업부 종합 hunnam@seoul.co.kr
2011-11-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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