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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금 줄테니 떠나라”…연말 금융권 흉흉

“위로금 줄테니 떠나라”…연말 금융권 흉흉

입력 2011-12-26 00:00
업데이트 2011-12-2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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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은행, 증권, 보험 업권별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은행이나 보험권이 더 크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인력을 늘려왔던 증권업계에서도 공식ㆍ비공식적인 ‘퇴직압박’이 거세다.

◇ 증권업계 공식ㆍ비공식 퇴직압박

증권업계는 올해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각 증권사 사업보고서 기준 9월말 현재 증권사 임ㆍ직원수는 4만4천142명으로 1년전에 비해 1천730명 늘었다. 2년전에 비하면 3천728명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곤두박질 친데다 대형사들이 대거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사급 이상 지점장내지 본부장 10여명에게 3개월의 기한을 줄테니 회사를 떠나라고 최근에 통보했다. 이사급 이상 간부가 1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간부중 10%를 조정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100여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금융투자의 직원 30∼40명도 명예ㆍ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말 직장을 떠났다.

이들 회사의 명예ㆍ희망 퇴직자는 차장ㆍ부장 이상으로 근속연수 17년 이상, 과장 이하는 15년 이상이 대상이다. 법정퇴직금 외에 30~32개월 급여가 지급됐다.

대우증권의 9월말 현재 임직원수는 1년전보다 245명 줄었다. 같은 기간에 점포수가 22개 줄어든 여파다. 동양증권은 점포수가 20개 줄어 같은 기간에 127명의 인원이 축소됐다. 유진투자증권도 임직원수를 40명 줄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것은 3대 투신 통합과 외환위기 때 외에는 거의 없었다. 올해에는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탐욕이 많다는 비난을 받아 마음고생을 했는데, 연말에는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야말로 엄동설한”이라고 말했다.

◇ 은행권 ‘정년 이전에 나가라’

은행권의 임ㆍ직원 수는 1년 전에 비해 줄었다.

은행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은행권 임ㆍ직원 규모는 10만132명으로 1년전보다 1천5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점포수는 7천428개에서 7천525개로 늘었다.

연말을 맞아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곳이 늘면서 은행권의 추가 감원 규모는 2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게 된 직원 130여 명을 대상으로 ‘준 정년 퇴직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정년에 가까운 고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희망퇴직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4~5월께 새 직장을 찾아 전직하는 직원에게 특별퇴직금을 지원하는 ‘전직지원제’를 실시해 인력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9월에 378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이미 받았다. 내년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추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작년보다 130명 늘어난 521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최근에 접수했다. 이들은 다음 달 20일자로 회사를 그만둔다.

외국계 은행은 구조조정 규모가 더 크다.

SC제일은행은 최근에 임원급 20여명을 명예퇴직시키고 나서 전체 직원의 12%에 달하는 800여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국씨티은행은 100여 명을 구조조정하려다 노조의 반대 때문에 유보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

◇ 보험ㆍ카드도 인력감축 바람

보험ㆍ카드업계에도 인력 감축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생명은 희망퇴직 공고를 최근에 냈다. 삼성생명의 희망퇴직 인원은 지난해 400여명에서 올해 6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150여명을 퇴직시킬 예정이다. 작년에 희망퇴직 인원은 100여명이었다.

삼성카드도 최근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다른 보험ㆍ카드사들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명예퇴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경기 악화에 대비해 미리 몸집을 줄이는 의미에서 보험사별로 명예퇴직이 진행되고 있다.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내년에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면 더욱 많은 인력이 감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ㆍ자산운용업 등에도 감원 한파

증권사와 보험사 등 내년 3월에 결산을 맞는 금융권에서는 추가 인력 감축의 여지가 남아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본격적으로 인력이동이 큰 시기는 결산을 맞는 3~4월이다. 내년 초에는 유럽 재정위기도 절정에 달할 텐데 후속 한파가 몰려올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여파로 각 금융지주사가 인수한 영업정지 저축은행도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제일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실사를 하고 있으며,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인력승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한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토마토저축은행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공식 면접을 최근에 실시했다. 면접결과를 보고 인력승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임원의 대부분은 당연히 바뀔 것이며 부장급 이상도 인수 금융지주사 출신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펀드환매로 4년째 불황인 자산운용업계도 인력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자산운용업계의 공룡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계열사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합병으로 전체인원의 10%가량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3월 합병에 앞서 조직개편과 인력구조조정이 예고돼 있으며, 홍콩법인도 규모를 줄여 이미 5명이 회사를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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