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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돈가뭄인데… 은행 금고門 ‘꽁꽁’

中企 돈가뭄인데… 은행 금고門 ‘꽁꽁’

입력 2012-01-05 00:00
업데이트 2012-01-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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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6곳 1분기 대출행태 조사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해진다고 전망하면서도 중소기업 대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쁠 때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금융기관의 행태가 되풀이될 조짐이다.

●은행들 “中企 신용위험 고조 가능성”

한국은행이 4일 16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대출행태를 조사한 결과,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지난해 4분기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9에서 올해 1분기 0으로 낮아졌다. 대출태도지수란 은행의 대출 동향에 대한 판단을 수치화한 것이다. 0에서 멀어지면 대출 의지가 강한 것이고 0에 가까우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난해 1분기 지수가 22였던 점을 고려하면 은행들이 올해는 중소기업에 금고 문을 쉽게 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3에서 올 1분기 6으로 2배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리스크 관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소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대출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주저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크게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평가한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13에서 올 1분기 28로 2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도 3에서 6으로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등 취약업종의 부실 위험이 잠재해 있고 앞으로 전반적인 중소기업 업황이 부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고 하지만,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이 운영자금을 미리 빌려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올 1분기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를 31로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22보다 상승했다.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9로 전 분기와 변동이 없었다.

●작년 中企대출 잔액 3조원 줄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는 이미 지난해부터 강화됐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농협 등 5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0년 말 238조원에서 지난해 말 245조원으로 7조원 증가했다. 그러나 자영업자 대출 증가분이 10조원임을 고려하면 실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한해 동안 3조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부실한 기업에 빌려준 돈을 떼이면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서 “회생 가능성이 작은 한계 기업에 돈이 흘러가지 않도록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2-01-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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