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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성과좋아 보너스 주는데 탐욕이라니...”

은행 “성과좋아 보너스 주는데 탐욕이라니...”

입력 2012-01-05 00:00
업데이트 2012-01-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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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실적나빠 성과급 없다”…귀성비 30만∼50만원

은행권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대규모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들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탐욕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은행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서민들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정당한 대가다. 탐욕으로 몰고 가지 마라”며 항변하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보너스를 못받는 증권사 직원들은 은행 직원들에게 부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은행 사상최대 이익에 보너스 잔치

은행권이 연말연시를 맞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지난해 기대 이상의 이익을 거둬 목표를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3조원 이상, KB금융과 우리금융은 2조원대, 하나금융은 1조원대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4대 금융지주의 2010년 순이익 합계는 작년의 절반 수준인 5조원에도 못 미쳤다.

가장 이익 규모가 많은 신한금융 계열 신한은행의 성과급 규모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사간 협의가 진행 중으로, 최대 30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100% 지급안을 두고 노사간 협의 중이다. 그러나 은행 측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눈치를 보며 난색을 보이고 있어 실제 지급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 6년 동안 연말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직원들에게 월 급여의 150%와 피복비를 지급했다. 국민은행이 연말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하나은행 직원들도 연말에 100%의 성과급을 받았다.

은행이 이처럼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한 금융권 밖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기 침체로 서민들은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상당수 중소기업은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연말 성과급이 없었고 2009년에는 간부 직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다. 올해 실적이 잘 나온 만큼 사기 진작 차원에서 성과급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익이 많이 났는데 일부를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분배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많아야 수백만원 수준인데 수백억원을 보너스로 챙겨가는 해외 투자은행(IB)의 탐욕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보험과 카드업계의 성과급 지급은 회사별로 다르다.

업계 특성상 수익 대부분이 대형사로 집중되는 데다 중소형사는 대내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계의 각 대표주자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연봉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 일부 대형 보험사들도 연초 또는 회계결산 이후에 100~300%의 격려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형 보험사는 영업 적자를 냈다. 당연히 성과급은 엄두도 못 내는 처지다.

카드업계에서도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일부 대형사만 일정액을 성과급 방식으로 지급할 전망이다.

◇여의도 증권가 “성과급 없다”

증권사 직원들은 은행권을 부러워해야 할 처지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연말 또는 연초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익 규모가 많은 대형 증권사들도 올해는 성과급 지급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일부 증권사가 설 명절 때 귀성비 명목으로 30만~50만원 정도를 지급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성과급을 주지 않는 것은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의 지난 2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4천478억원으로 1분기 7천933억원에 비해 3천455억원(43.6%)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나아졌지만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 여전히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사의 독특한 성과급 시스템도 한 이유다.

증권사는 다른 금융권과 달리 개인 성과급 비중이 크다. 영업직원은 월 또는 분기 단위로 영업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직원이 낸 수익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본사 직원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이나 연초에 목돈으로 성과급을 받은 지는 꽤 오래됐다. 지급 구조가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고생한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은행권이 부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 유관기관들도 연초 성과급 지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공공기관으로 편입되면서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결정된다. 이들 기관은 직전 평가에서 모두 B등급을 받아 지난 8월께 월급여 기준 평균 16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국증권금융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주식시장과 회원 증권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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