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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사외이사 ‘친분 인사’로 물갈이

은행권 사외이사 ‘친분 인사’로 물갈이

입력 2012-03-13 00:00
업데이트 2012-03-1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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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ㆍ계열사 출신 임명에 노조 등 반발

‘물갈이’를 통한 쇄신이 기대됐던 은행권 사외이사에 ‘친분 인사’가 임명돼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줄줄이 열리는 금융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정치권 출신이나 금융지주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가 잇따라 임명되거나 발탁된다.

이날 열리는 외환은행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7명이 신규로 선임된다. 천진석, 김주성, 방영민 이사가 논란의 대상이다.

천 이사후보는 하나대투증권과 충청하나은행 대표를 지냈다. 사외이사의 핵심 기능이 독립적인 경영 감시인데 계열사 대표 출신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이다.

김 이사후보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유착 관계를 막고자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장 5년으로 제한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취지와 배치한다. 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모범규준을 시행하고 있다.

방 이사후보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상당 기간 같이 근무했다. 이 또한 ‘친분 인사’로 분류될 소지가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이은정 회계사는 “이들 3명은 독립적인 위치에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할 사외이사로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3일 열리는 KB금융 주총에서 선임되는 사외이사 3명(조재목, 이영남, 황건호)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이 형성되고 있다.

연임이 추진되는 조 이사는 선진국민연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생긴 이유다. KB금융 회장 선임 개입설, 와인프린스 불법대출 관련설 등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역시 연임 대상인 이 이사는 대표로 있는 이지디지털이 9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여서 경영 전반을 감독할 사외이사로서 능력이 의문시된다는 평가도 있다.

황 이사후보는 금융투자협회 회장 출신이어서 사외이사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착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달 주총에서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쇄신은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사외이사 32명 중 올해 임기가 만료된 21명 대부분이 유임된다. 단지 3명만 교체된다. 이 중 2명은 연령 제한 등으로 사외이사 유임 자체가 불가능하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거수기’ 비판을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물갈이가 올해는 다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는 역시 실망을 금치 못할 수준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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