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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소비자탓’ 떠넘기기식 은행약관 고친다

‘잘못은 소비자탓’ 떠넘기기식 은행약관 고친다

입력 2012-07-18 00:00
업데이트 2012-07-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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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중은행 36개 약관 시정요청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은행 약관들이 한꺼번에 개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11개 시중 은행이 판매하는 각종 금융상품 약관 중 문제가 있는 36개 조항의 시정을 금융위원회에 요청했다.

문서위조 사고에 대한 은행의 면책 조항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은행은 ‘팩스거래 지시서와 관련된 손실에 대해 은행은 책임을 지지 않고, 고객은 은행을 면책해야 한다’는 식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불공정 조항을 사용했다.

다른 은행은 기업고객과 외환거래과정에서 ‘거래처의 인감이 날인된 서면청구서가 있으면 누구든지 은행이 발행하는 자기앞수표를 받을 권한이 있으며, 문서의 위조로 인한 손해는 거래처가 부담한다’고 강제하다 시정 요구를 받았다.

은행 스스로 관리책임을 져야 할 전산장애 손해까지 고객에게 떠넘기는 불합리한 약관도 적발됐다.

한 은행은 외화자동송금 거래약관에 ‘컴퓨터의 고장이나 장애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서비스가 지연ㆍ불능되거나 기타 오류가 발생해도 어떤 의무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해외자동송금 서비스를 하면서 ‘중계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의 잘못으로 손실이 발생해도 은행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고객과 거래하면서 은행 편의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한 불공정 약관도 시정된다.

저축예금 만기가 되면 은행이 고객에게 통보하지 않고 일반예금 등 다른 상품으로 자동 전환할 수 있게 한 조항과 적금 계약기관 만료시 자동으로 재예치할 수 있게 한 조항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상품을 같은 은행에 계속 유지할지 여부는 개인의 예금상품 운영의 핵심사항”이라며 “은행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고객에게 통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또 은행 약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2개 은행이 40개 약관 조항을 스스로 고쳤다고 밝혔다.

자동이체 업무와 관련해 은행의 고의ㆍ중과실이 없으면 고객의 이의제기를 금지한 조항, 은행이 고객의 정보를 제휴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조항,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은행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삭제됐다.

고객이 약관상으로 알 수 없었던 우대혜택 제공기간과 금융상품 중도해지시 적용 이율은 반드시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이유태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은행약관의 전반적인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에 문제가 된 것과 비슷한 약관도 함께 시정해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했다”며 “앞으로 신용카드ㆍ금융투자ㆍ저축은행 약관도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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