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기준 외환보유액의 1.5%
한국은행이 금을 또 사들였다. 이로써 한은은 총 84.4t의 금을 보유하게 됐다. 지금까지 한은의 ‘금테크’는 일단 흑자다.특히 금 보유액이 11월에만 7억 8000만 달러 늘어나 총 37억 6000만 달러가 됐다. 한은은 11월 중 14t의 금을 더 사들였다고 밝혔다. 1온스(31.1g)당 1732달러(187만원)에 사들인 셈이다.
이로써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부가 기준으로 1.2%다. 시가 비중으로는 1.5%다. 금을 사들인 가격보다 현재 시세가 더 높다는 의미다. 손해는 안 본 셈이다.
그래도 매입시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한국거래소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통신사업자 텐포의 금 시세에 따르면 4일 현재 금 현물가는 1온스당 1701달러다. 전반적으로 계속 하락세다.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 금값 상승 등을 예상했던 헤지펀드 등이 금을 사들였으나 예상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갖고 있던 금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한은이 금을 13년 만에 25t 사들였을 때도 ‘상투’ 논란이 뜨거웠다. 당시 온스당 1600달러대였으나 추가 상승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팀장은 “좀 더 싸게 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는 있지만 중앙은행이 단기적 목적으로 금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투’ 논란은 맞지 않다.”며 “앞으로도 한은이 금 보유를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은 중국이 1.8%, 인도 10.6%, 일본 3.0% 등이다. 한은은 전임 이성태 총재 시절 ‘금 투자’에 부정적이어서 일절 사지 않았다. 김중수 총재가 취임하면서 전략이 바뀐 셈이다. 한은 내부 논리도 ‘금을 사면 안 되는 이유’에서 ‘금을 사야 하는 이유’로 180도 바뀌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12-12-06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