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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2013을 말하다] (4) 이순우 우리은행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4) 이순우 우리은행장

입력 2013-01-12 00:00
업데이트 201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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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中企 상생의 ‘명의’ 될 것”

“은행에 대한 평가는 수익보다는 은행 본연의 업무를 얼마나 잘했는지로 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만난 이순우(63)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목표 중 수익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선을 그었다. “기업 금융에 강한 우리은행만의 노하우를 살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명의’가 되겠다”는 것이 이 행장의 올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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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만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해외에서 직접 찍어 온 ATM 사진 등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우리은행 제공
지난 8일 만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해외에서 직접 찍어 온 ATM 사진 등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우리은행 제공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이달 말부터 8조 2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새 정부 출범 후 확대될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해 2조원, 사업장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한 1조원,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점포를 위한 1000억원 등의 대출이 눈에 띈다.

재원 마련과 맞춤형 지원을 위해 이 행장은 더 바쁜 일과를 보낼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14개 중소기업을 방문, 4859억원의 대출과 외환 6억 7900만 달러(7182억원)를 지원했다. 우량 기업에는 “우리은행을 이용하면 중소기업을 더 많이 도와줄 수 있다”며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그는 매일 10여개의 행사를 소화한다.

조직 구성에서도 기업 지원을 강화했다. 2011년 취임 이후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직원 수를 826명에서 884명으로 60명 정도 늘렸다. 경기 안산 반월공단, 인천 남동공단 등 기업고객이 많은 곳에 5개 금융센터를 세웠다. 올해에는 이를 55개까지 늘리고, 중소기업전략부를 중소기업지원부로 바꾸며 소상인지원팀도 신설한다.

취임 이후 기업 지원을 강화한 것도 뿌듯하지만 특성화고 고졸 신입 직원 채용도 그에게는 큰 보람이다. 우리은행은 2011년 85명을 채용한 뒤 2012년에는 금융권 최대 규모인 200명을 채용했다. 이 행장은 “고졸 직원을 채용해 보니 그 집안 자체를 변화시켰다. 신입 직원들이 기뻐서 일에 미치더라”며 채용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이들이 은행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은행 내를 뒤져 한 사람씩 인생의 멘토를 붙여 줬다. 정식 발령을 받는 사령장 수여식에 멘토도 참석해 자신과 신입 행원, 멘토 3명씩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1월 말에는 사진을 200번 웃으면서 찍어야 해 근육 연습도 미리 했다”며 뿌듯해했다.

이런 세세한 배려는 ‘메모’에서 나온다. 이 행장의 스마트폰에는 500개가 넘는 메모가 빼곡히 담겨 있다. 외국 출장을 가면 눈에 띄는 은행 광고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화면을 직접 찍어 온다.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에서부터 ‘육회의 영어 이름은 식스 타임스(six times)’ 등 메모의 ‘범주’가 다양하다. 이 행장은 1977년 당시 상업은행에 입사해 영업, 인사·홍보, 기업금융, 개인금융 등 거의 모든 은행 업무를 섭렵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쉽지 않은 행장이기도 하다. 이 행장은 “나는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일을 할 수 있도록 요인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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