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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환율전쟁…美ㆍ유럽 ‘엇박자’로 엔저 가속

격화하는 환율전쟁…美ㆍ유럽 ‘엇박자’로 엔저 가속

입력 2013-02-12 00:00
업데이트 2013-02-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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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서 엔저 속도 둔화 기대감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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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 제동을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이 환율 대응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이 ‘환율 전쟁’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놨지만 미국은 일본의 엔저(円低)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G20 재무장관 회의를 기점으로 엔저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작아진 셈이다.

미국의 지지 발언에 힘입어 엔ㆍ달러 환율은 12일 오후 2시 현재 95엔대를 위협하고 있다.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0.93엔 오른 94.18엔을 나타냈다.

◇ G20 기대감, 美ㆍ유럽 엇박자에 낮아져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모스크바 G20 재무장관 회의는 엔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험대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일본에 엔저 속도 조절을 요구하면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환율 전쟁’을 우려하는 결의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12일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각국의 결속력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로화 강세로 고민에 빠진 유럽연합(EU) 국가들은 11일 열린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환율은 조작이나 정부 정책이 아닌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며 “유로존 국가들이 외환 정책을 더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엔화 약세에 우려를 표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가 고평가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침묵을 지키던 미국도 이날 엔저 논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아베노믹스’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혀 G20 회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대폭 낮췄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이 같은 엇박자를 내면서 G20 재무장관 회의가 엔저를 저지할 변곡점이 되기는 어려워졌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일부 국가들이 엔저에 대한 우려를 밝히겠지만, 일본에 대한 압박수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엔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장기 엔저에 대비, 내부 전환점 찾아야

미국이 엔저 정책을 지지하면서 엔화의 장기적 방향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연초 랠리’를 펼쳤지만 한국 증시가 홀로 하락한 것은 급격한 엔저에 따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하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는 3.36포인트(0.17%) 하락한 1,947.54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엔ㆍ달러 환율이 상승한 데 힘입어 일본 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73.46포인트(2.45%) 오른 11,427.52를 기록했다.

급속한 엔화 약세가 잦아들지 않는 이상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발맞춰 상승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대에 조기 진입할 가능성이 낮아지면 소외된 한국 증시가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반등 조건이 구축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국제 사회가 엔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지 않는 가운데 엔화는 당분간 강세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 엔화 약세에 대비해 국내 증시 내부에서 모멘텀(상승동력)을 찾거나 엔저에 선방한 업종에 관심을 찾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무역수지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우리 증시 내부에서 전환점을 찾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연구원은 “연초 강력한 엔저에도 선방했던 한국 업종은 유틸리티, 통신, 제약, IT 순서로 나타났다”며 “중장기적 엔저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이들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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