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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中企 가시빼기’ 아직 멀었다

금융권 ‘中企 가시빼기’ 아직 멀었다

입력 2013-03-12 00:00
업데이트 2013-03-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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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산업 이유로… 사채급 고금리 대출… 여전한 ‘꺾기’ 강요

경북에서 소규모 농기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사업을 늘리려고 약 1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에 갔다가 발길을 되돌렸다. 12%의 높은 금리를 요구했을뿐더러 1억원 대출 시 월 100만원 이상 적금을 하라는 일명 ‘꺾기’ 강요가 심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도와준다고 들었는데 정작 은행 대출 문제에서는 나아진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강조하며 대선 때부터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빼기’에 나섰지만 실제 중소기업인들에게 피부로 와 닿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1일 올해 들어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여러 문제점을 취합한 결과 이날까지 수집된 390개 ‘손톱 밑 가시’ 가운데 고금리 대출과 꺾기 관행 등 금융 관련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10년 이상 피혁업을 하고 있지만 사양 산업이라는 이유로 은행 대출은커녕 대출을 위한 보증서 발급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 ▲사채에 가까운 고금리 ▲대출 상환 연장 시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요구는 물론 1년 대출기간 연장 때마다 매번 필요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 ▲차후 사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현 매출액만 보고 대출 등이 있었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코드에 맞춰 금융권에서 앞다퉈 중소기업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14조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확대했으나 실제 중소기업이 느끼는 ‘손톱 밑 가시’와는 거리가 먼 대책뿐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2조원이었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1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외환은행은 최근 ‘2X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힐링 프로그램’을 강화해 금리 인하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워낙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적 자금 지원만으로는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맞춤식으로 지원해야 금융기관이나 중소기업 모두가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이유가 중소기업이 대출을 갚지 못할 우려 때문인데 맞춤식으로 차별화해 지원하면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작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03-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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