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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경제용 자산’ 金 수출 5년 연속 수입 앞질러

‘비상 경제용 자산’ 金 수출 5년 연속 수입 앞질러

입력 2013-03-12 00:00
업데이트 2013-03-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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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금까지 거래됐기 때문…밀수품 수출도 한몫

비상 경제용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金)의 국외 순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12일 한국은행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15억8천9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5년 내리 흑자다.

비화폐용 금이란 한은의 외화보유액 물량을 제외하고 투자용으로 거래되거나 전자제품·귀금속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을 말한다. 민간 부문에서 유통되는 금이다.

우리나라 금 수지는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수입량이 수출량을 압도하며 매년 적자였다.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선 1998년(23억8천490만 달러 흑자)과 2006년(3천510만 달러 흑자)만 예외였다.

그러나 금 수지는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흑자(3천160만 달러)로 전환했다. 이듬해인 2009년엔 흑자규모가 16억7천750만 달러로 불어났다. 2010년(14억340만 달러), 2011년(14억9천790만 달러)에도 수출이 수입을 계속 앞질렀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금 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전 세계 시장의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동요하자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을 가지려는 국제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 43t의 금을 수출하고 13t을 수입했다. 대부분 물량(27t)은 금 거래가 활발한 홍콩으로 수출됐다.

우리나라의 한 해 금 생산량은 100~200kg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훨씬 많은 43t의 금을 수출했다는 것은 금을 수입하고서 가공해 다시 국외에 팔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수출량과 수입량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오랫동안 장롱 속에 묻혀 있던 민간의 금이 시장으로 나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순금유통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예물 등으로 금을 선호하지 않는데다 2008년부터 금은방이 개인으로부터 고금(古金)을 취득할 때 약 3%의 세액환급을 해줘 가계 금이 수입량을 상당 부분 대체했다”고 전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도 많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4~2007년 금 밀수입이 65건(총 6.8t), 2008~2011년엔 밀수출이 74건(1.5t) 각각 적발됐다.

2008년 이후 밀수출만 적발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대체로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 수지 흑자는 반길 일만은 아니다.

외환위기 때 국민이 금을 모아 대응했던 것처럼 금이란 결국 가계·국가 경제의 비상용 자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팔아서 현금화할수록 경제 위기가 왔을 때 대응카드가 그만큼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외화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계속 늘려왔다. 한은은 2011년 40t, 2012년 30t, 올해 20t을 사들여 총 104.4t의 금을 보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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