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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은 국내 1등 기업…주가도 해외에 밀려

수익성 낮은 국내 1등 기업…주가도 해외에 밀려

입력 2013-03-13 00:00
업데이트 2013-03-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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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등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수익률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의 차이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초 이후 국내 대표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글로벌 기업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세계 최고 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이외의 대안이 없어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1등 기업과 글로벌 기업 수익성 격차 커

1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업종별 국내 1등 기업들의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글로벌 대표업체들보다 대부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IT) 업종에서 삼성전자는 작년 ROE가 17.9%로 미국의 인텔(22.7%)보다 낮았고, 자동차에서 현대차는 15.0%로 미국의 포드(36.6%)보다 크게 뒤떨어졌다.

은행업에서 신한지주의 ROE는 7.0%로 미국의 JP모간(10.7%)에 뒤졌고, 자동차 부품에서 현대모비스는 18.2%로 독일의 콘티넨탈(23.7%)보다 낮았다.

석유에서 SK이노베이션은 14.4%로 미국의 엑슨모빌(28.0%)의 절반 수준이었고, 화학에서 LG화학은 15.0%로 독일의 BASF(20.0%)보다 쳐졌다.

제약업에서 동아제약은 9.2%로 영국의 GSK(66.0%)의 7분의 1 수준이었고, 소매업에서 이마트는 4.9%로 미국 월마트(23.0%)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온라인유통에서 인터파크는 ROE가 -1.4%로 나타나 미국 이베이(13.5%)와 크게 비교됐고, 의류업에서 LG패션은 14.7%로 미국 갭(40.2%)에 크게 못 미쳤다.

삼성카드(카드), 삼성생명(보험), 현대건설(건설), 오리온(식품), CJ프레시웨이(외식)도 중국인수생명보험, 중국건축공정, 펩시코, 맥도날드보다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글로벌 대표기업보다 ROE가 좋았던 기업은 SK텔레콤(통신), POSCO(철강), 고려아연(금속자원), LG생활건강(생활용품) 4개에 불과했다.

국내 1등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브랜드 경쟁력 부족, 환율 민감성, 협소한 사업 분야, 미흡한 규모의 경제, 협소한 수출 지역, 규제 등이 꼽힌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일본, 유럽의 대형 업체들보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져 비슷한 성능의 차량을 생산해도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채굴, 정제, 판매, 화학제품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엑슨모빌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가전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돼 있고, 수출 지역도 넓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시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경제연구원 백흥기 박사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상품과 수출 지역을 다각화하고 환율과 금리, 제도 변화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주가 상승률도 차이…해외투자 관심 확대

ROE에 시가총액과 매출액까지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글로벌 1위 업체라고 부를만한 기업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연초 이후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탔지만, 국내 1등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기업의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는 연초 이후 3.2% 하락했으나 포드와 도요타는 3.0%, 25.6% 상승했고, 현대모비스가 5.7% 상승하는 동안 독일 콘티넨탈과 일본 덴소는 10.6%, 38.2% 상승했다.

이마트가 2.9% 상승하는 동안에 미국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는 7.0%, 15.4% 상승했고, 오리온이 0.5% 하락하는 동안 스위스 네슬레와 미국 펩시코는 13.5%, 12.3% 상승했다.

엔화 약세 등 외부 악재에 쉽게 흔들린다는 국내 기업의 특성 때문에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성과 높은 주가 상승률에 주목한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월 해외 주식 결제금액은 7억1천300만 달러로 작년 2월의 3억3천500만 달러보다 113%나 증가했다. 많은 자금이 일본, 중국, 유럽, 홍콩, 중국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매출, 실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압도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 김상율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면 투자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대체할 종목이 부족하지만 해외에는 더 큰 규모의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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