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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 납품계약 중단 위기에 ‘벙어리 냉가슴’

개성공단 기업 납품계약 중단 위기에 ‘벙어리 냉가슴’

입력 2013-04-08 00:00
업데이트 2013-04-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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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대표 “대기업 입장도 이해돼 납품계약 유지 말도 못해”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의류 중소기업 대표 A씨는 3일째 몸져 누워있다. 회사 걱정 속에 몸살까지 얻은 탓이다.

특히 바이어가 납품 계약을 동남아 쪽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한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한숨만 쉬고 있다.

북한의 공단 통행 제한 조치가 엿새째 이이지면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납품 계약 중단 등 앞날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A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이어가 아직 공식적으로 계약을 끊겠다고 통보한 것은 아니지만 개성공단에 묶여 있는 제품의 납품을 빨리해달라고 하면서 지금 같은 남북 관계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거래를 계속 할 수 있겠느냐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의 공장은 통행금지에 따른 가스 부족으로 결국 이날 포장 등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반출하지 못해 개성 현지에 쌓아둔 완제품도 10만여장에 이른다.

A씨는 “이런 고민을 언론에 얘기했다고 바이어가 정말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익명으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다른 60여개 의류 관련 업체의 사정도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국내 기업과 납품 계약을 맺고 있다.

그는 “바이어와 계약을 하려면 짧으면 6개월, 보통은 1년 정도 설득해야 한다. 만일 통행이 재개된다고 해도 한 번 돌아선 바이어의 마음은 다시 잡기 어렵다”며 “이제는 공장 가동은 물론 영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납품 계약 해지 문제는 국회에서도 거론됐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업무보고에서 일부 대기업이 납품 지연을 이유로 개성공단 업체의 계약해지를 거론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안 그래도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입주업체는 별도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사실 바이어 마음도 이해된다. 그들도 봄 의류를 지금 팔지 못하면 고스란히 손해를 입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그냥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서서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를 하루빨리 해결해주기를 바라면서 대기업도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한다는 의미에서 납품 계약을 제3국 업체로 돌리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여 통행 제한조치 장기화에 따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공단의 통행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A씨는 “이번 사태가 지속하면 개성공단은 더 이상 기업을 할 수 없는 곳이 돼 버리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남과 북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 정부가 바이어와 협력업체가 만나는 장(場)을 만들어서 업체들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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