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입행 22년차 차장 “인하결정 반박” 게시판 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리더십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금리 인하’ 결정 자체를 떠나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리 인하를 환영하는 시장은 물론 한은 내부에서조차 실명 비판이 나왔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입행 22년차인 그는 “(김중수) 총재는 국회, 인도 출장 등에서 금리 동결 입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들을 했지만 이달 결정은 인하였다”면서 “지난달에 중앙은행의 자존심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정책 협조가 옳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소위 ‘선상 반란’(금통위원 반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재가 금리 인하 이유로 내세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도 아니고 금리를 내린 유럽연합과 호주는 기축통화 보유국 또는 그에 상응하는 국가”라며 “물가나 성장 전망이 특별히 바뀐 점도 눈에 띄지 않아 인하 논리가 무척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은의) 독립성도 구기고 정책 협조 효과도 약화되는 상처만 남긴 것이어서 (금리 인하 결정이) 우리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말을 맺었다.
글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야근해가면서 자료를 갖다줬더니 이런 결정을 했다. 이럴 거면 뭐하러 야근 시키느냐”는 동조 의견과 “조직 분란을 만들지 마라. 총재는 금통위원 7명 중의 1명일 뿐이다”라는 반박이 엇갈렸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5-11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