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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율 타결 진통…대기업 반발

카드수수료율 타결 진통…대기업 반발

입력 2013-07-10 00:00
업데이트 2013-07-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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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등 일부 대기업 협조 거부

영세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개편한 카드 수수료 체계가 대형유통점 등 ‘슈퍼갑’의 저항으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대형 가맹점이 누리던 혜택을 부분적으로 덜어 중소 가맹점에 주자는 취지였으나 여신전문업법이 개정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대기업의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 집단 반발에 카드 수수료 타결 ‘험난’

1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외환은행, NH농협은행 등 대형 카드사들은 항공사, 병원, 대형마트 등 일부 대형 가맹점과는 수수료 협상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대형 가맹점 282개 중 16개(5.6%)가 법 개정을 이유로 갑작스레 수수료를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합의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2일 여전법 개정으로 200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내려갔다.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일부 업종에서는 99%를 넘는 가맹점이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봤다.

연매출이 2억원 미만인 중소 가맹점은 가장 낮은 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됐다. 그러나 연매출 1천억원 이상 대형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기존 1% 중반 대에서 2% 초반대까지 올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수수료 합의가 안된 대형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유통(하나로클럽), 농협중앙회마트,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신사는 SKT, KT, LT U+, 병원은 서울대병원 등이다.

이들은 국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대기업이다. 카드사로서는 이런 대기업이 카드 가맹점 해지에 나설 경우 매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저자세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들 기업의 뜻을 반영해 수수료 인상을 자제하면 법규 위반으로 영업 정지까지 당할 수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이마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농협유통(하나로클럽), 삼성카드는 대한항공, KT, 코스트코, 아시아나항공과 수수료 분쟁을 겪고 있다. 다만, 코스트코는 미국 본사에서 논의 중이어서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카드는 SKT, KT, 이마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서울대병원, 롯데마트, 롯데쇼핑, 국민카드는 이마트와 수수료 인상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새 수수료 체계 조기 정착 필요…금감원 압박 강화

현재 이들 기업은 대외적인 비난을 의식해 가맹점 해지라는 극약 처방을 쓰지는 않고 있다. 일단 가맹점 계약 연장으로 카드 결제는 가능하도록 하면서 인상된 수수료는 나중에 돌려받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수수료 협상을 타결한 일부 통신사도 신용카드사와 맺었던 인터넷 요금의 자동납부 접수 대행을 전면 중단하는 등 고객의 불편을 늘리는 수법으로 카드사를 옥죄는 행동까지 했다. 이 때문에 신규 고객은 카드를 통해 통신요금 자동납부를 못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들 대기업은 경기 불황으로 수익이 급감하는데다 갑자기 대폭 인상된 수수료까지 떠안으면 경영 압박이 심해진다며 순차적인 인상 또는 수수료율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한 대형 가맹점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긴축경영을 하는데 수수료율 인상으로 경영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요즘에는 카드 소액 결제가 많아 수수료를 내면 사실상 남는 게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들 대기업이 카드 수수료 인상을 계속 거부하면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새로운 카드 수수료 체계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상을 전제로 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내렸기 때문에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가 조정되지 않으면 카드사로선 경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이 수수료율을 올린다는 전제 아래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내린 것인데 대형 가맹점이 협조해주지 않을 경우 우리로선 폭탄을 맞게 되는 셈”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만약 해당 대기업들이 카드 가맹점 해지를 하면 이들 업종을 이용하는 국민 대부분이 카드 결제를 못 해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금융 당국은 이들 대기업에 카드 수수료 협상을 조속히 타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행정 지도 등을 통해 협조가 이뤄지도록 압박할 방침이다.

이런 여파로 최근 국민카드는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홈플러스, 롯데마트, 삼성카드는 신세계, 서울대병원과 수수료 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다른 카드사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로운 카드 수수료 체계가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정착돼가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완벽히 자리 잡으려면 대형 가맹점인 대기업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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