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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한맥투자증권이, 손해는 대형사가 부담”

“사고는 한맥투자증권이, 손해는 대형사가 부담”

입력 2013-12-17 06:02
업데이트 2013-12-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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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허덕이는 대형 증권사들 불만 ‘폭발 직전’거래소, 일괄주문 취소 시스템 조기 도입 검토

그렇지 않아도 증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실수로 발생한 손실을 대신 덮어쓸 처지가 되자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회원 60개사는 이번 한맥투자증권 대규모 주문실수 사고로 인한 손실 예상액인 460억원 거의 전부를 연대해서 부담해야 한다.

이에 앞서 한맥투자증권은 올해 선물옵션 마지막 만기일인 지난 12일 코스피200 12월물 옵션을 주문하면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내는 주문사고를 냈다.

하지만 결제 시한인 그 다음날 오후 4시까지 한맥투자증권이 납부한 금액은 결제대금 584억원 중 2.3%인 13억4천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나머지 결제대금 570억6천만원을 대신 지급했지만, 일시적 조치일 뿐 최종적으로는 회원사들이 갚아야 할 돈이라고 못 박은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신 갚아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면서 “현재 한맥투자증권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추진 중이며, 갚지 못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출연한 손해배상공동기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맥투자증권의 손해배상공동기금 출연분은 전체 2천억원 중 23억원에 불과하고, 재무상태를 감안하면 회수율도 낮을 전망이다.

실제로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거래소에 납입할 대금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논의되고 있으나 당장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증자를 통한 자본금 납입 외엔 길이 없어 보이지만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개인의 잘못이라면 (한맥증권이 해당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겠지만 금액이 어마어마해 큰 실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부족한 금액은 다른 증권사들이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손해배상공동기금은 거래증거금이 클수록 많이 출연하게 돼 있고, 사용할 때도 같은 비율로 쓰고 다시 채우게 돼 있다면서 대형사일수록 더 큰 부담을 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날벼락 맞은 꼴이 된 다른 증권사들은 겉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가득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도 적자인 상황에서 한맥투자증권을 돕는데 몇십억원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모험적 투자를 하는 소형사들이 내부통제 미비로 낸 사고를 대형사들이 돈을 내 막는 구조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내년 2월 도입 예정인 차세대 매매체결 시스템인 ‘엑스추어 플러스’에 탑재될 예정이었던 ‘킬 스위치’(일괄 주문취소) 기능을 조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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