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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9개월 만의 금감원 감사 인사 ‘낙하산’ 넘어 ‘보은’ 의혹까지…

[경제 블로그] 9개월 만의 금감원 감사 인사 ‘낙하산’ 넘어 ‘보은’ 의혹까지…

입력 2014-04-09 00:00
업데이트 2014-04-09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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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감사에 안장근(57) 법무부 감찰관이 내정된 것으로 8일 알려졌습니다. 박수원 전 감사가 지난해 7월 11일 퇴임한 지 9개월 만에 전해진 소식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9개월 만에 꺼낸 카드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진상조사를 맡았던 인물이니 금감원 안팎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합니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이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아랫돌을 빼서 윗돌 괸 것 아니냐는 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그 정도 수준의 낙하산 인사를 할 거면 진작에 하지, 왜 9개월 동안 안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금감원은 요즘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비리에 연루된 직원이 나오고, 자고 나면 새로운 금융 사고가 터지고 있습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위기감을 표출할 정도입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본의 아니게 금융권에 대한 감독과 검사의 강도를 낮췄던 결과가 지금에서야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규제 완화가 대세여서 검사하는 것이 눈치가 보였고, 이른바 금융권의 실세였던 ‘4대 천왕’이 금융지주의 회장으로 전권을 휘둘렀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내부 통제가 붕괴된 탓을 외부 환경으로 돌린 겁니다.

금감원 감사는 이처럼 무너진 내부 통제를 세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감독과 조사를 하는 자들을 감사하고 감찰하는 자리입니다. 그만큼 도덕적으로 뛰어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 감사가 조직의 ‘넘버2’이지만 실상 30여명 안팎의 인원을 거느리는 한직이라고 말합니다. 곧 있을 금감원 조직 개편에서 감찰 조직을 확대하더라도 감사의 역할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금감원장의 직할 체제가 강화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누가 감사로 오더라도 조직은 알아서 돌아가니 상관없다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임명권자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낙하산 인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금감원 감사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4-04-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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