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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베트남 정국 혼란에 동남아 경제불안 조짐

태국·베트남 정국 혼란에 동남아 경제불안 조짐

입력 2014-05-21 00:00
업데이트 2014-05-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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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폭력시위에 “세계 기업 생산기지 위협”

태국의 군 계엄령과 베트남의 대규모 반중국 소요 사태 등으로 동남아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는 이 지역의 위기로 인해 세계적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태국과 베트남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양국 경제와 이들 국가에 생산기지를 둔 세계적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태국의 경우 친정부 ‘레드 셔츠’와 반정부 ‘옐로 셔츠’ 세력의 극한 대립으로 반년째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경제적 타격이 본격화됐다.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2.1% 감소해 2012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최근 태국 정부는 올해 GDP 성장 목표치를 1.5∼2.5%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주 ANZ은행은 전날 계엄령 선포 소식에 태국의 올해 GDP 성장 전망치를 2.2%에서 1.3%로 낮췄다.

태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내수가 정치적 위기의 영향으로 정상 궤도에서 이탈했다고 이 은행은 설명했다.

태국의 민간소비는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 수도 2분기에 10%가량 감소할 전망이어서 주요 산업인 관광업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태국 정국 혼란에 대해 미국 인베스코 펀드의 잘릴 라쉬드는 “이게 태국에 도움이 되겠느냐. 아니다. 세계의 눈에 태국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태국 국가 브랜드도 확실히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팀 콘든 ING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태국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가 영구적 또는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도 대규모 반중 폭력 시위로 중국인 2명이 사망하는 등 중국·대만 기업 공장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퍼지고 있다.

방화 등 폭력 사태로 공장 수십 곳이 피해를 당한 가운데 직접 피해가 없는 업체들도 조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공급망에 영향이 증폭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대만 팍스콘은 돌발 사태를 우려해 베트남 공장의 조업을 3일간 멈췄다.

나이키·아디다스 등의 하청업체인 세계 최대 운동화 생산업체 중국 위위안(裕元)사도 베트남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전기산업의 주요 생산기지인 태국에서는 아직 조업 차질은 없지만 도요타·닛산 등 현지에 공장이 있는 일본 제조업체들은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올해 신흥국 금융시장의 전반적 회복세에 힘입어 양국 금융시장도 아직까지는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상태다.

전날 1.1% 떨어진 태국 증시 SET지수는 이날 오후 2시 8분 현재 1,398.95로 0.2% 반등하면서 올해 들어 7.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베트남 VN지수도 540.48로 0.55% 상승하면서 올해 상승률을 7.1%로 끌어올렸다.

WSJ는 태국 증시가 계엄령 사태에도 낙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며 최근 정치적 격변 앞에서도 일정한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태국 군부가 본격 쿠데타에 착수할 가능성 등 이 지역의 향후 불확실성이 너무나 커서 앞날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김대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태국은 잉락 친나왓 전 총리의 해임 등 정정 불안이 6개월 동안 지속하면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태국 중앙은행이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군부는 계엄령이 쿠데타가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향후 쿠데타로 귀결될 경우 자본 유출에 따라 바트화 가치가 하락하고 태국 국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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