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비리 염두에 둔 ‘조회사’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지난 4월 조회사에서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자”고 한 이 행장이 이번에는 ‘윤리’와 ‘적법’, ‘바른길’을 주요 키워드로 언급한 것 역시 현재 국민은행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올바른 성과는 원칙과 절차에 따라 윤리적이고 적법한 업무 추진을 통해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리’와 ‘적법’을 강조한 것은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과 일본 도쿄지점 부실대출 등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각종 비리를 염두에 두고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다잡기 위한 충고였습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직원들의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건으로 3개월간의 관련 업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이날부터 다시 청약저축 신규 가입과 국민주택채권 판매 등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이 행장은 하반기 영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3분기 안에 여신업무 프로세스 개선 작업을 마치고 기업고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금융 마케팅 역량을 기르겠다는 겁니다.
이 행장은 조회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제 우리 모두 지난 힘들었던 일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갑시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 행장의 말을 사내방송으로 들은 한 직원은 “행장님의 말씀이 우리 직원들에게 의미하는 바도 크지만 어떻게 보면 본인 스스로를 격려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7-02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