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세자릿수에 접근…증시에 부담될까

환율, 세자릿수에 접근…증시에 부담될까

입력 2014-07-02 00:00
업데이트 2014-07-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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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 우려 지속…해외 자금 유입 등 긍정적인 면도 존재

연중 최저치를 연일 고쳐 쓰는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짐에 따라 수출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부담을 받을 거라는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유동성의 유입 등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많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1,010선 아래로 떨어지며 세자릿수를 향해 바짝 접근했다.

일단 이날 코스피는 환율 하락을 특별한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2,0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우리 증시에 미칠 이해득실을 분주히 따져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저금리 기조 유지 입장이 확인된 이후 달러 흐름이 약세로 전환한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 전까지는 원화 강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선진국 외환시장에선 점차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 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거듭된 저금리 기조 확인, 생각보다 강했던 유로화의 흐름 등이 달러의 반등을 막아왔다”며 “오는 9∼10월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종료되면 달러의 완만한 상승도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와 함께 2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 하락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을 떠받치는 큰 축이다.

시장은 원·달러 하락이 지닌 양면성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먼저 해외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원화 강세로 약해지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꾸준히 지목된다.

특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 부진이 증시에도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그대로 수출가격에 반영돼 기업이윤에 영향을 미친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이윤 마진에 대한 우려는 큰 폭의 수출 물량 증가가 없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재료나 중간재의 수입산 비중이 높은 업체나 내수 업종에는 최근의 환율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증시 전체로도 세계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흐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세와 맞물려 신흥국 증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유지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매수세가 재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차츰 고점을 높이는 여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속하고 있지만, 한 국가의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의 종합적인 경제 환경을 반영하기 때문에 하락이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그래프를 보면 상당 부분 흐름을 같이 했다”며 “거칠게 예측하면 원·달러 환율이 1천원 이하로 내려가면 코스피는 2,000선 위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일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가 우려된다”면서도 “주변 경쟁국 통화인 엔화나 위안화도 동반 강세를 나타낼 것이므로 한국 자산이 특별히 평가 절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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