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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현오석 부총리…영상으로 ‘고별’

떠나는 현오석 부총리…영상으로 ‘고별’

입력 2014-07-09 00:00
업데이트 2014-07-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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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오석 부총리는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끈 현 부총리는 경기 침체 탈출의 초석을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권위주의적 방식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라는 리더십으로 경제부처들을 비교적 원만하게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런 방식의 리더십 때문에 경제부처가 일사불란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고 세법 개정안 등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최경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면 16개월간의 경제 사령탑 역할을 마무리하게 된다.

◇ 경기 침체 탈출했지만 ‘절반의 성공’ 평가

현 부총리가 재직했던 1년여간의 성적표를 보면 경기 침체 탈출의 초석을 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현 부총리가 취임한 후인 지난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로 9분기만에 0%대 성장을 탈출했다.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1%, 4분기 0.9%, 올해 1분기 0.9%로 점차 회복세가 둔화됐지만 완만한 경기 회복 분위기는 이어졌다.

통계청이 2012년 4분기와 지난해 상반기 사이에 경기 저점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

취임초 20만명대였던 월간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12년만에 최대인 83만명을 넘어섰다. 3월에 54만9천명, 4월에 58만1천명으로 5월 41만3천명으로 다소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인 38만6천명을 상회한다.

경기 회복 기조가 세월호 참사와 민간 소비 부진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4월과 5월 중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1.0%씩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함으로써 1분기보다 되레 후퇴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부총리 취임 전 경제상황이 워낙 바닥이어서 자연스러운 회복과정이라며 의미를 축소하지만 투자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패키지와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정부 노력이 어느 정도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지난해 세법 개정은 최대 오점으로 꼽힌다. 근로소득세제를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세 부담 증가 기준을 ‘연소득 3천450만원 중산층’으로 발표했다가 국회와 시민단체, 월급쟁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세 부담 증가 기준을 5천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2월에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역시 두차례 수정을 거쳤으나 아직도 입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과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을 따진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 “떠날때는 조용히”…영상 메시지로 이임식

현 부총리는 최경환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면서 별도의 이임식을 갖지 않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다만, 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늦어지면서 현 부총리의 이임 날짜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국회 기재위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최 후보자의 정책 철학이 불명확하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여야 간사는 최 후보자에 대한 서면 질의를 진행해 답변서를 제출받은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현실적으로 회의를 열기 어려울 것 같다”며 “기재부로부터 답변서가 오면 내일 오전 10시에 기재위를 개최해 답변서 내용을 보고 (채택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재위가 10일 오전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면 현 부총리는 오후에 부총리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 부총리는 오후 중 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재부 일부 직원들과 약식 간담회를 갖고 기념 촬영을 할 예정이다.

현 부총리는 이임식을 하는 대신 지난 7일 촬영한 영상메시지를 이날 중 내부 통신망을 통해 기재부 임직원들에게 일괄 발송할 계획이다.

이 영상에서 현 부총리는 자신의 임기 동안 수고해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하면서 새 부총리와 함께 경기 회복의 동력을 잘 살려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처의 장관이 이임식을 갖지 않고 물러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격식을 갖춘 딱딱한 분위기로 이임식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현 부총리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작년 3월 임명됐을 때도 ‘직원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취임식을 대체한 바 있다.

현 부총리는 교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경제 사령탑으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1급 간부회의를 신설하고 주말에도 사무실을 찾아 업무를 보는가 하면 민생 현장을 체크하겠다며 현장방문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

일반 국민으로 돌아간 현 부총리는 당분간 특별한 일정 없이 경기 분당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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