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리자 이달 들어 대부분의 보험사가 일제히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으로 치면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일례로 연금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된 금액을 기준으로 연금수령액이 결정된다.

예·적금 상품은 가입 시점의 약정이율이 만기까지 확정되는 반면, 보험 상품은 공시이율에 따라 매달 이율이 변동돼 환급금이 달라지는 차이가 있다. 보험사는 자산운용이익률과 경쟁사의 공시이율 등을 고려해 회사 전략에 따라 공시이율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교보·NH농협·흥국·미래에셋·동양·신한생명 등 중·대형 생명보험사는 이달 공시이율을 지난달과 비교해 일제히 인하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보다 연금보험 이자율을 0.05% 포인트 낮춘 3.82%, 저축성보험(연금 제외) 이자율을 0.02% 포인트 내린 3.91%, 보장성보험 이자율은 0.09%포인트 낮춘 3.78%로 책정했다.

교보생명도 전달보다 연금보험 이자율을 0.02%포인트, 저축성보험 이자율을 0.01%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NH농협생명은 연금·저축·보장성보험의 이자율을 전달보다 모두 0.1%포인트씩 내렸다.

흥국생명은 이달 연금보험의 이자율을 전달보다 0.05%포인트 인하했고, 보장성·저축성보험의 이자율은 0.03%씩 낮췄다.

미래에셋생명은 연금·저축·보장성 공시이율을 전달보다 0.05∼0.06% 포인트 내렸다.

동양생명도 연금보험 이자율을 전달보다 0.05%포인트, 보장성보험 이자율은 0.11%포인트 각각 하향 조정했다.

신한생명은 연금보험 이자율이 전달보다 0.02%포인트, 보장성·저축성보험 이자율이 0.05%포인트 내려갔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되면서 보장성보험의 이자율을 지난달보다 0.08%포인트 올렸으나, 연금·저축성보험의 이자율은 동결했다.

아울러 장기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 10개사도 일제히 공시이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손보사의 평균 공시이율은 저축성보험 3.68%, 연금보험 3.58%, 보장성보험 3.57%로, 올해 들어 업계 평균 공시이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승완 보험개발원 요율통계팀 수석은 “저금리 구조가 고착화하는 분위기에서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의 역마진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