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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하반기 공채, 스펙보다는 인성을 본다

은행권 하반기 공채, 스펙보다는 인성을 본다

입력 2014-10-07 00:00
업데이트 2014-10-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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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 토론·창구직원 역할극으로 자세·가치관 평가

은행권에 ‘열린채용’과 ‘탈스펙’ 바람이 불면서 고객을 대하는 자세와 의사소통 능력, 가치관, 윤리의식 등 기본적인 인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하반기 채용을 진행중인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스펙보다는 인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라고 입을 모은다.

채용담당자들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면접 대비 요령이나 인문서적 관련 지식을 단편적으로 암기하면 되레 역효과가 나는 만큼 자신만의 강점과 가치관을 솔직하고 자신감 있게 드러내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대졸 신입행원 채용의 서류접수를 마치고 필기, 면접 등 본격적인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 수익성 악화로 상반기에는 공채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으나, 하반기에는 그나마 은행권 채용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에서 서류지원자 대비 최종합격자 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이르는 등 입사지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바늘구멍’ 취업이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정규직 행원 290여명 채용에 서류 응시자가 2만여명에 달했다.

지원 시 학력, 성별,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격증이나 해외연수 경험 등을 적지 않도록 하는 ‘열린 채용’을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1차 면접에서 자신이 읽은 인문학 서적을 토대로 면접관과 토론하는 ‘통섭역량면접’을 실시한다.

국민은행이 서점가 판매량을 토대로 선정한 인문학 권장도서 30권 중 지원자가 읽은 책을 지원서에 표기하면 면접관 2명이 책의 내용과 관련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국민은행 채용 관계자는 “면접관들은 책을 실제로 읽었는지 검증하거나 인문학 전문지식을 측정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질의응답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과 가치관, 논리적 사고력, 상황 판단력을 보려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책을 읽지 않고 요약본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한두 권이라도 책을 차분히 읽고 본인의 생각이 정리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에는 일반직과 전산직 140명 모집에 총 1만8천800명이 지원서를 제출해 1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면접전형에는 지원자가 창구 직원을 연기하는 ‘롤 플레이’ 면접을 한다.

은행 상품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여기는 금융상품을 1∼2개 선정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권유하도록 함으로써 자세와 의사소통 능력을 보는 방식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연출된 금융점포에서 역할극을 하며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는지를 관찰해 평가하는 방식”이라며 “지원자는 상품을 미리 숙지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200∼250명 모집에 총 2만3천여명의 지원서를 접수, 채용인원의 5배수를 서류전형 합격자로 골라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선입관을 배제하기 위해 실무진이 지원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한다”며 “2∼3분간의 자기소개 스피치를 바탕으로 인성에 중점을 두고 지원자를 파악한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200여명 채용에 2만4천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에 앞서 끼와 열정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자 4분간 자신의 강점을 자유롭게 홍보하도록 하는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류평가만으로 열정 넘치는 지원자가 자신의 강점을 한 번 알리지도 못한 채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취지다.

기은 관계자는 “지난달 24∼25일 양일간 개최한 대회에 1천500여명이 발표를 신청해 이 가운데 500여명이 자기 홍보 기회를 얻었다”며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에서 우대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내달초 1박 2일 합숙면접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성과 활동성, 팀원간 소통 및 협력 능력을 평가해 12월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일반직 2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지원서를 냈다. 이들 중 채용인원의 4∼5배수를 걸러 1·2차 면접과정을 거친다.

은행 관계자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실무자 면접은 스펙은 보지 않고 면접자세와 조직적응력, 팀워크, 논리적 사고력 등 정성적 측면을 중점적으로 본다”며 “2차 면접은 임원이 하는 인성검증 면접으로 지원자의 가치관과 입사의지 등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채용을 진행 중인 시중은행들은 11∼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통합을 앞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해 별도 공채 계획은 없다. 이들 은행은 점포 통·폐합으로 신규인력 수요가 줄어든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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