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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 못파는’ 허니버터칩, 나트륨·당·지방 줄이기엔 역행

‘없어 못파는’ 허니버터칩, 나트륨·당·지방 줄이기엔 역행

입력 2014-12-09 00:00
업데이트 2014-12-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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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건강’·’웰빙’ 트렌드를 반영, 전반적으로 나트륨·당·지방 등 성인병과 관련있는 영양성분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 최대 히트 상품인 ‘허니버터칩’의 경우 오히려 일반 감자칩들에 비해 지방·당류·나트륨 함량이 더 많다. ‘맛과 매출’, ‘고객 건강’ 사이에서 갈등하는 식품업체들의 고민도 더 깊어지는 분위기이다.

◇ 농심 라면 7년새 나트륨 6.7~32.6% 감량…야쿠르트도 43년만에 당 줄여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경우 최근 7년 사이 주요 라면 품목의 나트륨을 제품에 따라 많게는 33%까지 줄였다.

구체적으로 대표 제품인 ‘신라면’(120g 한 봉지)의 나트륨은 2007년 2,100㎎에서 현재 1,790㎎으로 14.8% 감소했고, ‘안성탕면’(125g 한 봉지) 나트륨도 같은 기간 2,060㎎에서 1,790㎎으로 13.1% 줄었다.

신라면큰사발(114g)·육개장사발면(86g)·신라면컵(65g)의 나트륨 감소율도 각각 32.6%(2,300→1,550㎎), 21.7%(2,030→1,590㎎), 6.7%(1,490→1,390㎎)로 집계됐다.

최근 식품업계는 나트륨 뿐 아니라 당뇨 등 성인병의 또 다른 원인인 당류 과잉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대비하는 분위기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일 액상과당 대신 올리고당을 넣어 당 함량과 칼로리를 기존 야쿠르트보다 각각 50%(12.5→6g), 30%(63→50㎉) 줄인 ‘야쿠르트 라이트’를 출시했다.

1971년 8월 국내 최초 유산균 발효유로 탄생한 지 43년만에 미세한 맛 변화 등의 위험까지 감수하고 ‘웰빙’ 트렌드를 따른 것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치·장류 등에 길들여져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짜거나 맵거나 자극적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나트륨 등을 줄이면서 이런 입맛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료 등을 바꿔가며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권장 기준(1일 2,000㎎)의 200.6%에 이른다. 1년 전(227.3%)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나트륨을 적정량의 두 배이상 먹는다는 얘기이다.

◇ 히트 ‘허니버터칩’ 상대적으로 기름지고 달고 짜…해태 “현 나트륨 함량 표시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 식품업계에서 ‘수 십년만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허니버터칩의 경우, 인기를 통해 대중적 맛은 어느 정도 입증됐지만 영양측면에서는 추세를 다소 역행하는 사례이다.

제조사 해태제과측에 따르면 허니버터칩 작은 봉지(60g)의 표기상 열량은 345㎉이고, 포함된 영양성분은 ▲ 나트륨 290㎎(1일 권장량 15%) ▲ 탄수화물 30㎎(9%) ▲ 지방 24g(47%) ▲ 포화지방 8g(53%) ▲ 당류 2g ▲ 단백질 2g(4%)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은 지방류의 함량이다. 허니버터칩 작은 봉지 2개 또는 큰 봉지 하나(120g)만 먹어도 하루 지방 및 포화지방 권장량을 이미 채우거나 웃도는 셈이다. 이는 고소한 맛을 위해 원료로 버터 등이 사용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경쟁 감자칩과 비교해도 허니버터칩에는 대체로 지방·나트륨·당류 등이 많은 편이다.

경쟁 제품인 포카칩 오리지널(오리온)에 지방과 포화지방은 과자 60g 기준으로 각각 23g(1일 권장량 45%), 6g(40%) 들어있다. 허니버터칩보다 1일 권장량 대비 비중이 각각 2%p, 13%p 낮다.

허니버터칩의 나트륨 양(290㎎·1일 권장량 15%)도 포카칩 오리지널(260㎎·13%)이나 농심 수미칩 오리지널(240㎎·12%)보다 많았다. 꿀을 사용했기 때문에 당류 함량(2g) 역시 포카칩(0g)과 수미칩(2g미만)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나트륨 함량과 관련, “생산 초기 성분 함량이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현재 봉지에 표기된 290㎎의 나트륨 함량은 본격 출시에 앞서 1주일 정도의 시범생산 기간에 시제품을 분석해서 나온 최대값”이라며 “이후 해태 안전보장원과 외부 시험인증기관 에스지에스(SGS)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분석한 결과, 다른 성분 함량은 현재 표시와 비슷하지만 나트륨의 경우 179~197㎎ 정도로 적게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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